우리나라의 장기금리가 5월 이후 빠르게 하락한 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는 등 ‘대외적 요인’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월 이후 우리나라 국고채 3년물 금리의 변동에는 대외요인이 86%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물의 경우 대외요인의 기여율이 무려 91%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국고채 3년물 금리의 변동에는 미국의 통화정책 기대 변화(42%)가 가장 크게 작용했고, 외국인의 국채선물 순매수와 기대인플레이션 하향 조정도 각각 34%, 12%만큼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장기금리의 하락은 그 폭이 크고 속도도 빠른 편이다. 우리나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5월 이후 빠르게 하락하다 8월 이후 3.0% 내외에서 등락하고 있는데, 최근(4월 29일~8월 26일) 3년물 금리의 고점 대비 하락폭은 66bp, 일평균 하락속도는 0.66%다. 과거 통화정책을 긴축에서 완화로 전환했던 시기였던 2012년 7월엔 각각 45bp, 0.41%였고 2014년 8월엔 41bp, 0.18%, 2019년 7월엔 44bp, 0.33%였다.
보고서는 최근 국내 시장 참가자들의 기준금리에 대한 기대가 중장기 시계에서 소폭 완화적으로 조정됐는데, 같은 기간 중 미국의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도 상당히 완화적으로 변화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올해 말 미국 정책금리에 대한 기대 경로(FFR 선물금리 기준)는 5월과 6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전 각각 5.22%, 5.16%, 4.91%로 조금씩 낮아지다가 최근(8월 26일)엔 4.66%로 떨어졌다. 내년 말 정책금리 기대는 각각 4.64%, 4.31%, 3.72%에서 최근 3.25%까지 하락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국채선물 투자를 전례없이 크게 늘려 국고채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국고채 3년물은 최근(5월 30일~8월 26일) 들어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가 27만3061건으로 장기 평균(9만9639건)을 크게 상회했다. 최근 10년물 누적 순매수도 18만8864건으로 장기 평균(5만2486건)을 크게 웃돌았다. 순매수 속도도 빨라졌다. 외국인의 국고채 3년물 일평균 순매수 속도는 4334로 장기 평균(2702)을 크게 상회했고, 10년물 또한 2075로 장기 평균(1018)을 상회했다.
향후 국고채금리는 단기간 내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낮단 평가가 나온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 Fed의 정책 기조 전환에 대한 기대가 이미 상당 부분 선반영돼 있고 외국인의 선물 매수세도 진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관련 리스크 요인들을 계속 면밀히 모니터링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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