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부터 쌀 예상 생산량을 사전에 파악해 쌀값 조기 안정화에 나선다. 본격적인 수확기에 앞서 초과 생산분을 파악한 뒤 시장 격리를 진행해 쌀값 하락에 빠르게 대응한다. 과잉 공급 우려가 커진 한우 수급을 안정화하는 과정에서는 소비를 촉진하고 암소를 감축한다. 국내산 소고기 자급률 40%를 유지하기 위한 중장기 발전 대책도 추진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0일 열린 민당정 협의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쌀 수급 안정 대책'과 '한우 수급 안정 및 중장기 발전대책'을 발표했다.
최명철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관이 9일 열린 브리핑에서 '쌀 수급 안정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정부는 매년 10월 쌀 수확기를 맞아 수급 안정 대책을 발표해왔다. 그달 통계청에서 한 해 예상 쌀 생산량을 발표하면 수요량을 추정해 초과분에 대한 대응책을 내놓는 식이다. 올해는 한 달 빨리 대책을 내놨다. 2005년 이후 가장 빠른 시기다. 쌀 생산이 과잉인 해의 경우 대책이 나오기 전인 9월부터 쌀값이 하락하다 보니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있어 올해부터 이를 개선한다.
정부는 사전에 예측한 올해 산 쌀 초과 생산량을 토대로 시장 격리에 나선다. 일단 2만ha 밥쌀 재배 면적에서 생산되는 10만t 햅쌀을 매입해 사료용 등으로 처분한다. 10월 초 통계청에서 예상 생산량을 발표한 이후 사전 격리 외 초과 생산량이 나오면 이 역시 격리한다. 11월 중순 통계청에서 최종 생산량을 발표한 뒤에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필요시 추가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최명철 농식품부 식량정책관은 "올해 쌀 (예상) 생산량을 조사한 결과 평년이나 지난해 수준 이상일 것으로 봤다"며 "선제적으로 역대 가장 빠른 시기에 대책을 발표한 만큼 쌀 과잉 생산에 대한 현장 불안을 조기에 해소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우 수급을 안정화하는 과정에서는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하고 급식·가공 업체 등에 한우 원료육 납품 지원을 확대하는 등 소비 촉진에 나선다. 또 사료값 상승으로 부담이 커진 농가를 위해 내년에도 사료 구매 자금을 1조원 수준으로 유지한다. 공급 과잉 해소를 위해선 기존 13만9000마리 감축분에 더해 암소 1만마리를 추가로 감축한다.
김정욱 농식품부 축산정책관은 "한우 수요는 가격 탄력성이 일반 농산물 대비 높아 1.17 정도"라며 "가격이 10% 하락하면 수요가 17% 더 늘어난다는 조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할인 행사를 하면 그만큼 수요가 갖춰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욱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관이 9일 열린 브리핑에서 '한우 수급 안정 및 중장기 발전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민당정은 매년 반복되는 쌀과 한우 수급 불안을 개선하기 위해 중장기 대책도 마련했다. 앞으로 쌀 소비량이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벼 재배 면적 조정을 위해 재배면적 신고제와 지역별 감축 면적 할당을 검토할 계획이다. 재배면적 조정에 참여한 농가에는 인센티브를 주고 미이행 농가에는 페널티를 주는 체계를 구축한다.
또 고품질 쌀 생산을 늘리기 위해 쌀 등급제와 단백질 함량 표시 강화도 검토하는 등 쌀 생산 기조를 무게 중심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쌀 소비를 다양화해 신규 수요를 창출하고 유통 주체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정부는 현장 농업인의 공감대가 필요한 만큼 생산자 단체 등과 협의를 거쳐 연말까지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한우는 구조적인 수급 불안 해소와 소고기 관세 철폐에 대비해 국내산 자급률 40% 유지를 목표로 중장기 발전 대책을 추진한다. 한우 사육 기간을 줄여 생산비를 절감하고 생산성 향상을 위해 스마트팜을 2027년까지 30% 비중으로 늘린다. 한우의 긴 생육 특성을 고려해 3년 전 송아지 생산 단계부터 사전 경보 체계를 마련하고 과잉이 예상되면 증산 억제와 사육 감축을 추진한다. 이를 따르는 농가와 미이행 농가에는 각각 인센티브와 페널티를 부여하기로 했다.
도소매 가격 연동을 강화하기 위해선 농협의 가격 선도 기능을 강화한다. 온라인 거래와 직거래도 늘린다. 숙성육 시장 활성화와 수출 시장을 확대하는 등 새로운 한우 소비 시장도 개척한다. 한우 협회와 협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축산법 개정안 역시 연내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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