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협의회를 대표하는 새로운 회장사로 H&Q코리아가 내정됐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PEF운용사협의회는 오는 10월 말 정기총회를 열어 임유철 H&Q코리아 대표를 8대 회장으로 추대할 예정이다. 임기는 1년이며, 부회장사로는 대신프라이빗에쿼티(대신PE)가 내정됐다.
국내 PEF 현안을 다루는 공식 창구인 PEF운용사협의회는 1대 이재우 보고펀드 대표를 시작으로 김광일 MBK파트너스 대표, 곽대환 스틱인베스트먼트 대표, 김영호 IMM PE 대표, 김수민 UCK파트너스 대표, 강민균 JKL파트너스 대표, 라민상 프랙시스캐피탈 대표 등이 역대 회장직을 수행했다. 회원사는 100여곳으로, 국내 사모펀드 시장은 지난해 말 143조원을 넘어서면서 연내 150조원대 돌파가 예상된다.
현재 라민상 대표가 이끄는 7대 PEF운용사협의회는 내부자 거래 사전공시제도 도입 과정에서 금융투자업계 및 당국과 지속 소통한 결과, 올해 7월 시행된 제도에선 PEF의 지분 매각이 사전공시 대상에서 제외되는 성과를 거뒀다. 새롭게 출범할 8대 PEF운용사협의회는 자본시장법 개정이 필요한 의무 공개매수 제도와 금융지주 자본 규제 대응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PEF 업계 주요 현안인 의무 공개매수 제도는 인수합병(M&A)을 목적으로 지배주주의 피인수 기업 주식을 사들일 때, 매수한 뒤 남은 주식도 모두 의무적으로 공개 매수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또 다른 현안인 금융지주 자본 규제와 관련해서는 금융지주사들이 PEF와 벤처캐피탈 등에 출자하는 과정에서 위험가중자산을 400%로 적용하기 때문에 신규 펀드 결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제기할 예정이다.
국내 PEF 운용사 1세대인 H&Q코리아는 1998년 한국에 처음으로 진출한 글로벌 PEF 운용사 H&Q가 전신이며, 2005년 국내 사무소를 분사하면서 토종 PEF로 변신했다. 2004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PEF 제도가 국내에 도입됐고, 이듬해 1호 블라인드 펀드였던 3000억원 규모의 'H&Q-국민연금 1호'를 조성했다. 이후 H&Q가 조성한 2~4호 블라인드 펀드에 모두 국민연금이 출자했다. H&Q코리아는 국민연금뿐만 아니라 다른 연기금, 공제회의 투자도 받아왔다. H&Q코리아는 핵심 인력 4명의 평균 근속연수가 22년에 달한다. 이종원, 이정진, 임유철, 김후정 등 4명이 공동대표다. 이종원 대표와 김후정 대표는 H&Q코리아가 한국 지사 시절이던 1998년부터 회사에 몸담았다. 임유철 대표는 리타워테크, 리드코프 등에서 근무하다가 2002년 H&Q코리아와 연을 맺었다. 2008년 합류한 이정진 대표는 서울증권, 한일투자신탁운용, 밸류퀘스트, 리드코프 등을 거친 금융 베테랑이다. 이들 4인의 대표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 등 자본시장의 굴곡을 함께 겪으며 꾸준히 트랙 레코드를 쌓아왔다. 투자할 때 특정 업종을 가리지 않는다. 1호 펀드의 경우 자동차 부품과 선박 엔진 부품 등 제조업 중심이었으며 2호는 소비재 위주였다. 3호는 바이오·제약과 플랫폼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 2020년 결성한 4호 펀드의 경우 3100억원을 투입한 현대엘리베이터가 핵심 포트폴리오다. 올해 H&Q는 5호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조원대 펀드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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