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해안 절벽에 위치한 도시에서 급격한 지반이동이 일어나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이날 미국 CNN 방송은 "최근 캘리포니아의 부촌 '랜초 팔로스 버디스' 지역에서 지반 이동이 잇달아 발생하며 불이 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 주지사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LA)에서 남쪽으로 40㎞가량 떨어진 이 도시에는 그동안 지반 이동이 꾸준히 발생해왔다. 다만 이 같은 움직임은 1년에 1인치(약 2.5㎝) 정도로 아주 느렸기 때문에 단순히 이 지역의 특징 중 하나로 받아들여졌다. 그런데 최근 그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면서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지반 이동으로 도로와 건물이 주저앉거나 갈라지면서 산사태와 화재 우려가 감돌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주민들의 불안이 솟구치고 있으며, 이미 수백 가구가 거주지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7월에는 인근 '롤링힐스 에스테이트' 지역에서도 저택 10여채가 무너져 내려 주민들이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 1일 LA 카운티 당국자인 재니스 한은 "이번 상황과 같은 비상사태에는 매뉴얼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아는 것은 많은 가정이 큰 불안을 느끼고 있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그들은 그들의 집이, 거리가 무너지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뉴섬 주지사가 이 지역을 방문할 것을 촉구하며 "이 지반 이동은 너무나 거대하고 너무나 피해를 주는 것이어서 하나의 도시나 하나의 주택보유자 기관이 이 부담을 혼자 견뎌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현지 당국도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안을 모색 중이다. 다만 전기 공급은 언제 정상화될지 모르는 상황이며, 140가구에는 대피령까지 내려졌다. 뉴섬 주지사는 "2023년, 2024년 있었던 극심한 폭풍우 후 이 도시 지반의 움직임이 크게 가속화됐다"면서 "이제 한 주에 평균 9~12인치(약 23~30㎝) 미끄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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