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유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의 모기업, 트럼프미디어&테크놀로지그룹(TMTG) 주가가 지난 3월 상장 이후 처음으로 17달러선이 무너지며 사상최저치를 기록했다. 고점 대비 80% 가까이 주가가 폭락하면서 투자심리도 더욱 얼어붙고 있다.
이러한 급락세는 미국 대선 지지율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근소하게 앞서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패배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잇단 주가 하락에 이달 19일 TMTG 주식의 보호예수기간이 끝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한 초기투자자들이 대거 매도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획기적으로 오르기 전까지 당분간 주가 반등은 어려울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TMTG 주가는 전장대비 2.47% 오른 17.40달러를 기록 중이다. 전날 16.98달러를 기록해 지난 3월26일 상장 이후 처음으로 17달러선을 하회한 이후 소폭 반등했다. 그럼에도 상장 후 최고가였던 79.38달러 대비 여전히 78.08% 낮은 수치다.
이러한 급락세의 주된 요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좀처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을 압도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CNN이 미국 여론조사기관인 SSRS에 의뢰해 지난달 23~29일 실시한 여론조사결과에서 해리스 대통령의 지지율은 경합주 6곳 중 2곳, 트럼프 전 대통령은 1곳에서 앞서고 있으며 나머지 3곳은 초박빙 경합으로 나타났다. 해리스 부통령은 위스콘신(50%), 미시간주(48%)에서 앞서고 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애리조나주(49%)에서 앞서고 있다. 조지아주와 네바다주, 펜실베이니아주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이다.
이로인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배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TMTG에 대한 투심도 많이 약화되고 있다. CNBC는 "TMTG주식은 전통적인 투자 주식이라기보다는 온라인상 떠도는 입소문에 의해 움직이는 '밈(meme) 주식'처럼 거래된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에 따라 주가가 오르락내리락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과 함께 TMTG주가의 가장 큰 변수로 여겨지는 이벤트는 이달 19일로 다가오는 보호예수 해제일이다. TMTG 지분 59%를 보유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 초기 투자자들의 보호예수가 풀려 이들이 대량 매도세에 나설 경우 큰 폭의 하락세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직 해당 지분을 매도할지 여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현재 그가 처한 재정적 문제를 고려하면 지분 중 일부라도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거비용 뿐만 아니라 각종 소송비용까지 부담하고 있는 트럼프 캠프 입장에서 자금부족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매체인 포브스에 따르면 올해 7월말 기준 민주당과 공화당 대선 캠프에 남은 현금 잔액은 각각 2억1970만달러(약 2936억원), 1억5130만달러(약 2022억원)로 추정된다. 트럼프 캠프 측은 모금 경쟁에서도 민주당에 다소 밀린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소송비용 때문에 지출이 커졌다. 2016년 100억달러(약 13조3650억원)에 달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순자산도 올해 1분기말 26억달러(3조4749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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