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부터 제주와 남해안을 시작으로 22일까지 전국 곳곳에 비가 오겠다. 낮 더위는 다소 누그러질 수 있겠지만 열대야는 이어지겠다. 오는 22일 처서(處暑)까지 비가 온다는 전망에 처서가 되면서 더위가 사그라드는 '처서의 마법'을 기대하는 경우들도 있지만 기상청은 "이번 비가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비가 그치면 폭염이 재시작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대만 동쪽에는 제17호 열대저압부가 발달해 북진하려 하고 있다. 열대저압부는 태풍과 같은 열대저기압 중 하나로 중심 최대풍속이 17㎧ 미만인 경우다. 중심 최대풍속이 17㎧ 이상이면 태풍으로 분류된다.
17호 열대저압부의 앞으로의 경로는 유동적이다. 한반도 주변의 열대저압부와 태풍은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움직이게 되는데 현재 북태평양고기압이 가장자리를 어디까지 뻗칠지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17호 열대저압부 동쪽에 제18호 열대저압부가 발생할 수도 있어 이 경우 변동성이 더 커질 전망이다.
현재 예상으로는 17호 열대저압부는 20일 오전 제주 주변 해상, 21일 오후 서해 남부 해상에 이른 뒤 우리나라를 지나 21일 오전 동해상으로 빠져날 것이 유력하다. 이 영향으로 19일 오후 제주와 남해안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 20일엔 제주와 남부지방엔 비가 거세게 쏟아지고 중부지방에도 가끔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19~20일 강수량은 제주·부산·울산·경남 30~80㎜(제주 최대 100㎜ 이상), 전남 남해안·대구·경북 20~60㎜, 강원 영동·강원 영서 남부 10~40㎜, 호남(전남 남해안 제외) 5~40㎜, 충청 5~30㎜, 수도권·서해5도·강원 영서 중북부·울릉도·독도 5~20㎜일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지역은 시간당 30㎜ 내외로 비가 거세게 쏟아질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
21일에는 중국 산둥반도 쪽에서 다른 저기압이 다가와 우리나라를 통과하면서 오후부터 전국에 비가 내리겠다. 이 비는 22일, 길게는 23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9~22일 비가 오면서 무더위가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열대저압부가 남쪽의 열기를 끌어오는 역할을 하는 만큼 비가 내리기 전 더위가 더 심해지겠고 비에 의한 기온 하강 폭도 제한적이겠다. 또 비가 지속해서 내리기보다는 쏟아졌다가 그치기를 반복하면 중간중간 해가 날 때도 있어 강수가 진행 중에도 무더위가 완전히 가시지는 않겠다. 기상청은 "(비가 와도) 최고기온 30도 이상 더위는 계속되겠다"고 봤다.
고온다습한 바람이 지속해서 불어 들어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을 유지하는 열대야 현상도 계속되겠다. 서울 기준 17일까지 28일 연속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연속 열대야 최장 신기록도 이어지고 있다. 부산 역시 24일로 최장 신기록이 경신되고 있다. 전체 열대야일은 서울 31일로 18일 밤까지 열대야가 이어지면 2위(2016년 32일)를 따라잡겠고, 다음 주까지 이어질 경우 역대 1위(1994년 36일) 기록도 갈아치울 수 있게 됐다. 부산 총 열대야일은 현재까지 27일로 역대 10위에 해당한다.
19일 아침 최저기온은 19~26도, 낮 최고기온은 31~36도로 예보됐다. 20일은 아침 최저기온과 낮 최고기온 각각 23~27도와 29~36도로 예상됐다.
처서인 22일까지 비가 내린 뒤 무더위가 끝날 가능성은 작다. 현재 더위는 동해상에 자리한 고기압에서 동풍이 불면서 백두대간 서쪽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동해상 고기압은 북태평양고기압 본체에서 떨어져나온 것으로 둘 사이엔 제7호 태풍 암필이 지나고 있다. 암필이 소멸하면 동해상 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 본체가 합쳐지면서 우리나라가 다시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을 받겠다.
이에 일부 수치예보 모델이 23일부터 기온이 하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도 했지만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뜨거운 바다 위를 지난 남서풍이 불어 들면서 전국에 찌는듯한 더위가 다시 시작하는 시나리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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