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상반기 정부 살림을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적자 규모를 기록했다. 정부 지출은 늘어나는데 법인세 감소 등으로 세금 수입이 갈수록 줄어들며 갚아야 할 나랏빚이 빠른 속도로 늘어서다.
14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 동향 8월호'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정부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76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적자 폭이 20조5000억원 늘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해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103조4000억원 적자였다. 6월 누계기준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월간 재정 동향 집계를 시작한 2020년 110조5000억원 이후 역대 두 번째 규모다. 6월 말 기준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100조원을 넘어선 것은 2020년(110조5000억원), 2022년(101조9000억원)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급속한 재정수지 악화는 경기 악화로 법인세 등 세수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올해 1~6월 정부의 총수입은 작년보다 3000억원 감소한 296조원을 기록했다.
총수입의 60%가량을 차지하는 국세 수입은 168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조원 줄었다. 이에 따라 한 해 걷으려는 세금목표액(본예산) 중 실제로 걷은 금액이 차지하는 비율인 진도율이 45.9%로 절반을 밑돌았다. 반면 같은 기간 총지출은 작년보다 20조3000억원 늘어난 371조9000억원이었다.
나라 살림 악화는 나랏빚 증가로 이어졌다. 국가채무는 6월 말 기준 1145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53조4000억원이나 불어났다.
한편 올해 1~7월 국고채 발행량은 115조9000억원이었다. 연간 총발행 한도의 73.2% 수준이다. 7월 조달금리는 전월(3.30%) 대비 하락한 3.15%로, 응찰률은 300%로 전월(3210%) 대비 하락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7월 국고채 금리는 미국 물가 둔화,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와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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