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침으로 의대 열풍이 불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어린 시절부터 의대를 준비하는 일명 '초등 의대반'이 전국 단위로 확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지난달 15일부터 30일까지 온라인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제주를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에서 초등 의대반 홍보물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초등 의대반 홍보물이 발견된 학원은 총 89곳, 개설된 프로그램은 136개에 달했다.
학원 수로는 서울이 28곳으로 가자 많았고 경기 20곳, 대구 10곳, 인천 5곳, 부산 3곳이었다. 초등 의대반은 의대 준비를 위해 교과 과정을 앞당겨 예습하는 학원이다. 사걱세가 공개된 커리큘럼을 분석한 결과, 이들 초등 의대반 수학 선행 학습 정도는 평균 4.6년으로 나타났다.
즉 초등학교 5·6학년 때 이미 중학교 과정을 마친 뒤 고등학교 1학년 수학 과정을 학습 중이라는 뜻이다. 일례로 대치동의 한 학원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이미 7년을 앞당겨 고2 과정인 '수학1'을 공부 중이었다고 한다. 일반 학교 교육과정과 비교하면 무려 14배 더 빨리 선행교육을 받는 셈이다.
한편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과 구본창 사걱세 정책대안연구소장이 나눈 토론회에서 구 소장은 "초등 의대반 같은 선행 사교육 상품은 학생, 학부모 부담을 가중할 뿐 아니라 교육 불평등을 악화하는 원인"이라며 "현행 법률로는 전혀 규제할 수 없다"고 '초등의대반 방지법'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강 의원은 "초등 의대반 같은 사교육 현장을 방치하면 교육 격차와 교육 불평등은 더 심해질 것"이라며 "학원가의 초등의대반 개설 실태를 면밀하고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선행교육 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적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