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 홀 미팅(Jackson Hole Meeting)’은 미국 연방준비은행 12곳 중 하나인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하는 연례 회의다. 해마다 8월 미 와이오밍주 휴양지인 ‘잭슨 홀’에서 열린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 전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 경제 석학 등이 한자리에 모여 세계 경제 상황을 평가하고 논의한다. 올해는 이달 22일부터 24일까지 열린다.
잭슨 홀 미팅은 왜 ‘잭슨 홀’일까. 뉴욕 맨해튼의 유명 극장인 카네기홀(Carnegie Hall)처럼 ‘인물+건축물’이라고 떠올리기 쉽다. 잭슨(Jackson)은 사람 이름이 맞다. 반면 홀은 ‘지형’이다. ‘강당, 회관’이라는 뜻의 홀(Hall)이 아니라 ‘구멍, 굴’이라는 뜻의 홀(Hole)이다. 미 서부에서 ‘홀’이란 용어는 종종 산으로 둘러싸인 넓고 평평한 계곡을 가리킨다.
잭슨 홀은 미 서부 와이오밍주 티턴(Teton) 산맥과 그로스벤터(Gros Ventre) 산맥 사이의 계곡에 위치한 산골 마을인 '잭슨'과 그 일대를 통칭한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자주 하는 질문 중 하나가 '잭슨과 잭슨 홀의 차이점이 무엇인가'라고 한다. 과거에는 마을 이름도 '잭슨 홀'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마을 자체는 '잭슨(Town of Jackson)'이다. 계곡은 잭슨 홀이라고 부른다. 마을은 가파른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멀리서 보면 구멍과 비슷하다. 계곡의 경사를 따라 내려가는 모습이 마치 구멍에 들어가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고 한다.
험준한 산세와 호수가 있는 잭슨 홀은 휴양지로 유명하다. 그랜드 티턴(Grand Teton)과 옐로스톤(Yellowstone) 국립공원이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아울러 비버를 비롯한 털가죽을 가진 동물들이 살기 좋은 서식지다. 이러한 환경 덕분에 과거 이곳에선 모피 무역이 활발했다.
'잭슨'은 19세기 초 인물인 데이비드 에드워드 잭슨(David Edward Jackson)에서 유래했다. 미국의 개척자이자 탐험가, 상인, 모피 사냥꾼이다. 1788년 버지니아주 버크해넌(현재의 웨스트버지니아주)의 명문 집안에서 태어났다. 미국의 7번째 대통령인 앤드루 잭슨이 그의 사촌 형으로 알려졌다. 그는 미 서부 개척 시대에 모피 사냥꾼으로 살면서 많은 계곡을 탐험한 오리건 트레일(Oregon Trail) 개척자 중 한 명으로 알려졌다. 오리건 트레일은 미 동부 미주리주 인디펜던스부터 서부 해안에 있는 오리건주 컬럼비아강까지 약 3490km의 횡단로를 일컫는다.
데이비드 잭슨은 1826년부터 동료인 윌리엄 서브렛, 제다이아 스미스와 함께 모피 무역회사인 ‘스미스, 잭슨, 서브렛’을 운영했다. 잭슨은 비버를 잡아 모피를 얻기 위해 티턴 산맥의 계곡을 탐험했고, 이 지역에 많은 덫을 설치했다. 그의 동료인 서브렛은 그곳을 ‘잭슨의 굴(Jackson’s hole)’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것이 오늘날 ‘잭슨 홀’이란 마을 이름의 유래로 알려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마을 이름에는 '홀'이 없어지고 '잭슨'만 남게 됐다. 계곡은 '잭슨 홀'이란 이름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1830년 모피회사를 매각한 잭슨은 광산과 금속 사업에 투자했다. 이후 오랫동안 떨어져 지내던 아들과 재회했지만, 아내와 다른 자녀들은 만나지 못했다. 1837년 사업 차 테네시주 패리스에 갔다가 장티푸스에 걸려 49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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