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명목 143억 갈취…셀트리온 서정진 혼외자母, 공갈 혐의 송치

재산국외도피, 명예훼손 혐의도 함께 받아
서회장 측 "두 딸 양육비로 288억 뜯겨"

서정진(67) 셀트리온 회장에게서 혼외자 양육비 명목으로 143억원을 받아낸 혐의를 받는 혼외자의 친모 조모씨(58)가 검찰에 넘겨졌다.


12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공갈, 재산국외도피)과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등 혐의로 조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이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서 회장 측은 조씨가 "돈을 안 보내주면 인천(셀트리온 본사)에 찾아가겠다"는 식으로 협박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서 회장에게서 혼외자 양육비 등을 명목으로 288억원을 뜯어냈다고 주장했다. 이 중 "2018년부터 갈취한 143억원 부분은 명백한 증거가 있다"며 조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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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회장에게 혼외자 2명이 있다는 사실은 지난해 5월 한 방송 보도로 알려졌다. 조씨는 방송 인터뷰에서 서 회장과 갈등을 빚어왔으며, 두 딸이 상속 재산을 나눠가질 수 있는 지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서 회장 측은 그간 조씨로부터 협박을 받아 양육비 명목으로 수백억 원을 넘겨줬다며 곧바로 형사 고소에 나섰다. 사건을 조사한 경찰은 조씨의 공갈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조씨가 서 회장으로부터 받은 거액의 돈을 불법적으로 해외에 송금하거나, 셀트리온 건물 인근에 서 회장을 비난하는 현수막을 게재한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또 조씨가 서 회장에게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주택을 요구하기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대해 형법상 공갈미수 혐의도 적용했다.


서 회장의 두 혼외자는 2021년 서 회장을 상대로 수원가정법원 성남지원에 친생자 인지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조정이 성립돼 이들은 서 회장의 법적인 딸로 호적에 올랐다.


지난해 5월 혼외자 논란이 불거지자 서 회장은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주주들에게 공식으로 사과했다. 그는 셀트리온 홈페이지에 '주주님들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으로 입장문을 올렸다. 서 회장은 이 글에서 "주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 드려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최근 언론에 알려진 것이 모두 진실은 아닐지라도 과거의 어리석고 무모한 행동으로 여러분께 돌이킬 수 없는 큰 실망을 드렸다. 여러분들의 어떤 질책도 피하지 않고 겸허히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만 제 개인의 잘못에 대한 비난의 화살은 오로지 저에게만 겨누어 주셨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그는 "임직원들에게 질책의 시선이 돌아가지 않도록 주주 여러분께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회사를 바라봐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도 했다.

끝으로 "주주님들께서 제게 부여해 주신 소임을 끝까지 수행해 회사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남은 인생을 늘 낮은 자세로 깊이 성찰하며 살겠다"는 다짐을 밝히면서 "개인의 부끄러운 모습으로 심려를 끼쳐 드린 주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정중히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고 다시 한번 사과를 전했다.


당시 두 딸의 친모 조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01년 7월 가정이 있는 서 회장을 만나 사실혼 관계로 자녀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10여년간 지속된 관계가 2012년 회사 경영에 어려움을 겪던 서 회장 측이 출국을 종용하며 끝이 났다고 했다. 조씨는 "아이들 존재가 (알려지면) 회사가 무너질 수도 있으니까 당분간 좀 조용히 있어라"라고 했다면서, 서 회장이 딸들에게 아버지 노릇을 하지 않았다는 말도 전했다. 특히 둘째 딸은 11년 동안 서 회장과 한 번도 만나지 않아, 서 회장을 상대로 면접 교섭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서 회장 측은 자신이 자녀를 돌보려고 했지만, 조씨가 불충실해 결국 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됐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또 조씨에게 288억원의 양육비를 지급했음에도 그가 계속 거액을 요구했다고 반박하면서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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