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팩 2㎏에 휴지1롤, 누가 바꾸러 오겠나요"…후퇴하는 종이팩 재활용

우유팩 재활용률 12.7%…10년새 반토막
종이류와 별도 배출 필요하나 지켜지지 않아
"재활용 접근성 낮아, 체계 자체가 변화해야"

9일 오전 찾은 서울 동작구의 한 주민센터. 앞에 놓인 페트병 수거기 앞에는 재활용을 위해 방문한 주민들이 줄을 서 있었다. 청소 및 재활용 사업을 담당하는 주민센터 관계자는 "페트병이나 건전지 같은 경우에는 주민들의 재활용 참여가 많지만, 종이팩은 비교적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동작구의 한 주민센터에 종이팩 재활용 수거보상제와 관련한 안내문이 붙어있다.[사진=염다연기자]

서울 동작구의 한 주민센터에 종이팩 재활용 수거보상제와 관련한 안내문이 붙어있다.[사진=염다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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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원래 종이팩 1㎏에 두루마리 휴지 1롤을 주던 걸 예산이 줄어 2년 전부터 2㎏에 1롤로 조정됐다"며 "재활용에 대한 인식은 좋아져서 해야 한다는 생각에 오시는 분들도 있지만 '보상도 제대로 안 되는데 뭐 하려 하냐'는 반응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식으로 관련 예산을 줄이면서 인식이나 노력 자체가 떨어지다 보니 재활용률도 낮아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종이팩의 재활용률이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 환경부에서는 종이팩 재활용이 100% 이뤄질 경우 1년에 20년생 나무 130만 그루를 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하지만, 실제 재활용률은 13%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캔·페트병처럼 종이팩도 일상에서 쉽게 재활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등 체계 자체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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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종이팩의 재활용률은 12.7%로, 10년 전과 비교해 절반 이상이 뚝 떨어졌다. 플라스틱이나 유리병의 재활용률이 40~50%대인 것과 비교해보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종이팩은 일반 종이류와 별도 배출해야 재활용될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대부분 지켜지지 않는다. 2022년 출고된 종이팩 7만5000t 중 60%가량은 폐지와 섞였고, 27%는 종량제 봉투에 버려진 것으로 조사됐다.

일상에서 종이팩 재활용이 가능한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주민센터, 스마트 수거기 또는 생활협동조합·제로웨이스트샵에 방문해 모은 종이팩을 가져다주면 된다. 하지만 캔, 유리나 페트병처럼 바로 집 앞에 버리지 못하고 모아서 직접 방문해야 한다는 점에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또 지자체마다 종이팩을 수거하는 기준이나 보상 정도가 다르고, 종이팩 배출함이 설치되지 않은 지역도 많아 수거 활성화도 쉽지 않다.


경기 성남시가 설치한 종이팩 수거함[사진제공=성남시]

경기 성남시가 설치한 종이팩 수거함[사진제공=성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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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주민센터를 찾은 김경자씨(65)는 "페트병 재활용 때문에 자주 방문하는데 종이팩은 오는 사람만 계속 오는 것 같다"며 "나이 든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무겁고 힘들어서 어디 많이 할 수 있겠냐"고 했다. 카페에서 근무하는 박모씨(28)는 "우유팩을 지금까지 종이류로 배출해왔는데 재활용이 안 된다는 건 몰랐다"며 "재활용에 참여하고는 싶지만 실제로 모아서 가져다주고 하는 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종이팩의 배출부터 선별장으로 넘겨지는 전반적인 과정을 명확히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종이팩을 폐지가 아닌 캔·페트병처럼 하나의 음료 용기로써 분리배출을 하고, 그 이후 종이팩 선별장으로 넘겨지는 체계가 필요하다"며 "환경부에서 배출 지침을 명확히 공지하고 지자체는 공동주택 대상으로 지도점검을 꾸준히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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