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연속 흑자'에도 못 웃는 한전…이익 규모 줄고·자회사 빼면 '적자전환'(종합)

한전, 2분기 영업익 1.2조원 등 올 상반기 2.5조원 흑자
영업익, 지난해 3분기 2조원서 8000억원 줄어

자회사 제외한 별도기준으론 2분기 적자전환
"전기판매수익 감소세가 더 가파른 영향"

한국전력공사가 올해 2분기 1조20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4분기 연속 흑자기록을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2조원이었던 영업이익이 8000억원 줄었고, 자회사를 제외한 별도기준으로는 적자로 전환했다. 여기에 최근 중동 분쟁이 지속되고 있고, 고환율 등에 따른 에너지가격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어 막대한 부채와 누적적자를 해소해야 하는 한전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8일 한전은 연결기준 상반기 결산 결과 매출액은 43조 7664억원, 영업비용은 41조2168억원으로 영업이익 2조549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전 관계자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10조9996억원 증가했다"며 "매출액은 요금조정 등으로 2조5499억원 증가했고, 영업비용은 연료비와 전력구입비 감소 등으로 8조4497억원 감소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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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은 발전사 등 자회사 포함한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는 2023년 세 차례 요금 인상과 연료 가격 안정화로 4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발생했다. 하지만 분기별 영업이익 규모는 지난해 3분기 2조원에서 4분기 1조900억원, 올해 1분기 1조3000억원, 2분기 1조2000억원으로 감소했다.


특히 자회사 제외한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는 올해 2분기 10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3분기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한전 관계자는 "2분기(4~6월)는 전기판매수익이 줄어드는 비수기로 이 수익이 1분기 22조4000억원에서 19조8000억원으로 2조6000억원 줄었다"며 "하지만 발전자회사로부터 전력을 구입하는 비용, 즉 전력구입비 감소 규모가 1조4000억원에 불과해 별도기준으로는 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한전의 부채는 2014년 108조8833억원에서 지난해 202조4502억원으로 93조3736억원 늘었다. 2021년과 2022년 각각 13조3217억원, 47조77억원씩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영향이다. 부채증가율은 2021년과 2022년 10.1%, 32.2%로 2021~2022년 2년간 발생한 부채는 전체 부채 규모 29.8%에 달한다.


서울 한 상가 건물에 전기계량기가 설치돼 있다. 강진형 기자aymsdream@

서울 한 상가 건물에 전기계량기가 설치돼 있다. 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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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는 전기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연료비 상승분만큼 판매가격을 올리지 못한 탓이다. 실제 2020년 101.3%였던 전기요금 원가회수율(판매액을 원가로 나눈 값)은 2021년 85.9%, 2022년 64.2%까지 낮아졌다.


윤석열 정부는 한전 경영정상화를 위해 2023년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kWh)당 51.6원 올려야 한다고 판단했지만, 실제론 1월과 5월 각각 kWh당 13.1원, 8원씩 총 21.1원 올리는 데 그쳤다. 4분기에는 가계 물가상승 부담을 고려해 산업용 전기만 kWh당 10.6원 인상했다. 이후 현재까지 전기요금은 동결된 상태다.


한전은 최근 중동 분쟁 지속과 고환율 등에 따른 에너지가격 상승으로 연료비 및 전력구입비 증가가 예상된다며 향후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한전은 고객참여 부하차단 제도 도입, 연료세제 인하 기간 연장 등을 통해 구입전력비를 절감하고 있으며, 긴축경영계획을 추진하는 등 재정건전화 계획도 차질 없이 이행하고 있다"며 "국민께 약속드린 자구노력을 철저하고 속도감 있게 이행하고, 전력구입비 절감 등 전기요금 원가 감축을 통한 누적적자 해소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정부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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