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주들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피크 아웃(정점 통과)과 실적 부진 우려감이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대한항공의 주가는 2만650원을 기록했다. 직전달 대비 2.82% 하락했다. 연중 최고점이었던 1월2일 2만3900원과 비교하면 13.59% 빠졌다. 특히 이달 5일에는 1만9900원까지 내려오며 연중 최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밖에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등 항공주 대부분의 주가가 연중 최저점 수준으로 내려왔다.
주가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2분기 실적 부진이다. 대한항공은 별도 기준 2분기 매출액 4조237억원, 영업이익 413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 같은 기간 제주항공은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했다. 별도 기준 매출액 4729억원, 영업손실 95억원을 기록했다.
피크 아웃 우려감이 지속해서 항공주를 짓누르고 있다. 항공주 전반에 걸쳐 수익성 피크아웃과 밸류에이션 하락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요 성장률이 둔화되는 가운데 항공사들의 공급 증가로, 제한적이지만 운임 하락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며 "단거리 노선 중심으로 운임 하락 압력 확대, 비용 관점에서는 연료비 하락에도 인건비, 공항 관련 비용 등이 증가하면서 원가 상승 압력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다만 전통적 성수기인 3분기가 들어선 만큼 실적 개선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지난달 국제선 여객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대부분 회복한 상태다. 상상인증권에 따르면 7월 전국 공항의 국제선 여객 실적은 771만명이다. 2019년 7월 대비 96%의 회복률을 기록했다.
이서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방학, 휴가철 및 연휴가 존재하는 3분기는 전통적인 항공 성수기"라며 "국제선 공급 증가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수요 강세 역시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비수기에도 계절성이 무색하게 견조한 수요를 보여줬던 국제선 단거리 노선은 성수기 맞이와 함께 여객 수요의 구조적 성장을 다시 한번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항공주들의 주가 부진이 구조적인 영향 때문인 만큼 점유율 확대와 같은 변화 없이는 주가 상승이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정 연구원은 "국내 항공사들의 밸류에이션도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며 "경쟁구도 변화 속에서 점유율 상승과 같은 구조적인 변화 없이, 단순 실적만으로는 밸류에이션 상승에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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