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 첫 홍콩 대표팀 금메달을 목에 건 '펜싱 여왕' 비비안 콩(30)이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과거 친중(親中) 성향의 논문을 쓴 사실이 밝혀지면서 홍콩 시민들의 격렬한 비판에 시달린 탓이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 주간지 '타임'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콩은 이번 파리올림픽 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땄다. 홍콩 대표팀에게는 이번 대회 1호이자 역대 세 번째 올림픽 금메달이다.
콩이 금메달을 목에 건 직후 홍콩 시민들의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정부는 콩에게 10억원이 넘는 포상금을 전달했고, 홍콩 철도 기업 MTR은 '평생 무료 철도 이용권'을 지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민들의 환호성은 순식간에 실망감으로 변했다. 온라인상에서 한 누리꾼이 콩의 대학 졸업 논문 내용을 공개하면서다.
콩은 2021년 6월 중국 인민대학 법학전문대학원 석사 과정 중 논문을 냈는데, 해당 논문 내용은 2014 홍콩 민주화 시위를 비판하는 내용, 또 2020년 제정된 바 있는 홍콩 국가보안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런 논문 내용은 홍콩 내 민주화 지지자들에게 격렬한 비판을 받았다. 과거 홍콩 민주화 시위를 주도했던 네이선 로 전 홍콩 입법회 의원도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콩의 금메달 수상을 축하한다"면서도 "(논문은) 큰 실수다. 콩의 정치적 입장에는 매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콩은 지난 4일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돌연 은퇴 소식을 전했다. 그는 "어린이들에게 스포츠를 홍보하는 자선단체 활동을 시작했다"라며 "더욱 배우고 성장해 최선을 다해 홍콩에 보답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성명에는 화두에 오른 논문 관련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한편 현재 콩은 중문대 법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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