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자꾸 빈병 가져가지 말라"…노인, 도망가며 "잘못한 것 없어"

사유지 침범해 상습 절도하는 노인 사연
익숙하게 공병 집어 들어 가득 챙겨 가
"액수를 떠나 사유지 침범에 스트레스"

사유지에 침범해 상습 절도를 일삼는 노인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다는 식당 사장의 사연이 전해졌다. 7일 JTBC '사건반장'은 식당의 공병부터 의자까지 훔쳐 가는 절도범의 모습을 공개했다. 제보자 A씨는 JTBC에 "빈 병을 궤짝 등에 모아 업체에서 한꺼번에 수거하는데 최근 한두 달 새 자꾸 사라지는 걸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미지출처=JTBC '사건반장' 캡처]

A씨는 이후 인근 공병 수거업체의 제보로 범인을 우연히 붙잡게 됐다고 한다. A씨는 "(공병 수거업체) 사장님이 어떤 할머니가 가정용도 아닌 업소용 공병을 자꾸 팔러 와서 이상하게 생각해 유심히 관찰했다더라"며 인상착의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A씨는 노인에게 "다시는 훔치지 말라. 재발 시 신고하겠다"고 경고했으나, 노인은 절도를 멈추지 않았다.

공개된 CCTV 영상을 보면, 한 노인은 골목길에 들어서자마자 공병을 집어 들더니 익숙한 듯 그대로 바지 주머니에 쏙 넣었다. 또 다른 날은 아예 가방까지 들고 나타나 공병을 가득 챙긴 뒤 유유히 사라졌다. A씨는 "현장에서 똑같은 행동을 하다가 적발돼도 '나는 잘못한 게 없다'는 식으로 소리치고 여러 번 도주했다"고 말했다. 참다못한 A씨가 골목길 문을 자물쇠로 잠가 출입로를 막자, 노인은 다른 가게의 물건을 훔치기 시작했다고 한다.

A씨는 “처음엔 겨우 100원짜리 공병을 훔쳐 갔지만 갈수록 절도가 대담해져 남의 가게에서 플라스틱 의자까지 가져간다”며 “액수를 떠나 사유지에 침범해 물건을 건드리는 게 너무 큰 스트레스라 경찰에 신고했다”고 토로했다.

형법에 따르면 사람의 거주지나 관리 건조물, 선박 또는 항공, 점유하는 방에 침입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지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만약 나가라고 요구받았는데 이를 응하지 않았을 때도 처벌될 수 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