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죠, 배터리]재점화된 전기차 안전성 논란…K배터리 기술 주목

화재 차량, 中 NCM 배터리 탑재
국내 배터리 3사, 안전성 기술 개발 집중
배터리 상태 관리하는 BMS 기술 등 고도화
"공포 확산으로 인한 캐즘 장기화 우려"

편집자주'보죠, 배터리'는 차세대 첨단산업의 중심으로 떠오른 배터리 산업을 들여다보는 연재물입니다. 배터리 제조 생태계를 차지하려는 전 세계 정부·기업의 기민한 움직임과 전략, 갈등 관계를 살펴봅니다. 더 안전하고, 더 멀리 가는 배터리를 만들기 위한 기술 경쟁도 놓치지 않겠습니다. 독자, 투자자들의 곁에서 배터리 산업의 이해를 보태고 돕는 '보조' 기능을 하려고 합니다.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배터리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서울의 한 전기차 주차장. [사진출처=연합뉴스]

서울의 한 전기차 주차장.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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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인해 전기차 안전성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한편, 이번 화재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가 중국 제품으로 밝혀지면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배터리 관리 시스템에 이목이 쏠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발생한 이 화재는 중국 '파라시스 에너지'의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배터리는 니켈 함량이 80%를 넘는 하이니켈 양극재를 사용한 제품으로,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지만, 안전성 면에서 취약점이 있다. 특히 이 배터리는 미국에서도 화재 위험으로 리콜 사태를 겪은 바 있어, 품질 불량이 화재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전기차 배터리 화재의 원인은 크게 ▲배터리 결함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결함 ▲배선 혹은 커넥터 결함 ▲급속충전으로 인한 배터리 노화 등이 꼽힌다. 실제 화재 원인 규명은 아직 부족한 실정이지만, 그중에서도 발생 원인이 배터리인 화재 건수는 2017년 168건에서 2023년 199건으로 18.5% 증가했다.


그동안 중국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중심으로 생산해왔다. NCM 배터리는 화학적 안정성이 낮아 더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NCM 배터리 기술 개발에 집중해온 국내 배터리 기업들에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산 배터리가 안전성 문제로 논란이 되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안전성을 강조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배터리 안전성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왔다. LG에너지솔루션 은 기존 BMS에 소프트웨어 기능을 결합해 배터리 퇴화 상태 등도 확인할 수 있는 배터리운영토탈솔루션(BMTS) 개발하고 있다.

삼성SDI 은 외부 충격으로 발생할 수 있는 고열과 가스를 배출구로 빠르게 배출해 배터리 간의 열 전파를 최소화하는 열확산 방지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화재가 우려되는 경우 회로를 차단해 전류 공급을 중단하는 단락 차단 장치도 보유하고 있다.


SK온도 분리막을 지그재그로 쌓는 Z-폴딩 기술을 통해 양극재와 음극재를 완전하게 분리하는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배터리 충·방전 시 발생하는 가스를 억제하기 위해 원소 배합을 특정한 비율로 조정하는 복합 도핑 기술도 상용화했다. 비정상적인 배터리를 발견해 곧바로 통제할 수 있는 배터리관리칩(BMIC)도 개발했다.


한편,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의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배터리 3사는 2분기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동기 대비 57.6% 감소한 195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액 공제 금액을 제외하면 사실상 2525억원 적자다. 같은 기간 SK온은 460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1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삼성SDI도 전년 대비 37.8% 내린 280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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