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씨(39)는 얼마 전 항공사에서 3만마일리지가 곧 소멸한다는 메일을 받고 서둘러 사용처를 알아봤다. 다가오는 여름휴가 때 마일리지를 사용해 여행을 다녀올 계획이었다. 홈페이지에 접속해 알아보니 평수기 기준으로 국내선은 1만, 해외는 최소 3만, 최대 10만5000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었다. 성수기에는 평수기 대비 50% 추가 공제가 된다고 했다. CGV 영화, 이마트 등에서 마일리지 차감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영화 한 편당 1300 마일리지, 이마트에서는 7만원 이상 구매 시 2800마일리지를 차감하고 2만원만 할인받을 수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기한 내 사용은 불가했다.
#한지윤씨(25)는 9월 여행을 앞두고 쌓아놓은 마일리지로 좌석 승급을 받으려고 했다. 마일리지로 승급 가능한 좌석을 선정하고 확약되면 결제하려고 했는데 수수료가 약 10만원 정도라 고민됐다. 게다가 마일리지로 승급 가능한 좌석은 몇 개 열리지 리지 않아 예매를 고민하는 사이 매진되기 일쑤였다. 한씨는 "좌석 승급 시, 물건 구매 시 등 마일리지 사용이 정말 쉽지 않다"며 "항공권이 비싸다 보니 마일리지 활용은 제대로 하고 싶은데 쉽지 않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항공권을 구매하면 쌓이는 마일리지(포인트)는 일정 수준을 모으면 항공권으로 교환을 할 수도 있고 좌석을 승급할 수도 있다. 항공사 사이트에서 물건도 구입할 수 있어 실용적이다. 다만 마일리지 사용 기한과 사용처를 제대로 확인해 봐야 한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항공 이용이 크게 늘면서 마일리지 관련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소비자들의 불만도 늘고 있다. 마일리지 소멸이 본격화하면서 활용처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기한 안에 마일리지를 다 쓰지 못할 확률도 높다. 현금과 가치를 다르게 측정해 둬 마일리지 활용에 제한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한국소비자원은 올해 상반기 항공권 관련 피해구제 신청 건수가 1158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전체 신청 건수(1705건)와 비교했을 때 67.9%에 달하는 수준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한 해 신청 건수(1074건)보다 많은 수치다. 이대로라면 올해 신청 건수는 지난해보다 36%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마일리지 이용 제휴 서비스와 관련, 다음 달 10일부터 CGV와 소노호텔엔리조트, 에버랜드, 캐리비안베이, 모두투어, 위클리딜즈, 이마트(오프라인)에서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쓸 수 없게 된다고 공지했다. 대한항공도 서울 신라호텔, 메리어트와 마일리지 제휴 종료에 이어 이달 1일부터는 아쿠아플라넷 제주, 오쿠라닛코호텔과 서비스를 종료했다.
마일리지를 통해 구매할 수 있는 항공 서비스도 변경했다. 아시아나는 다음 달 28일부터 A380 기종 운항노선의 비즈니스 스위트 마일리지 유료 좌석 서비스를 종료한다. 이는 비즈니스 클래스(C·D 클래스) 항공권을 구매한 고객에게 마일리지를 통해 비즈니스 스위트 좌석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서비스다. 이후에는 마일리지가 아닌 추가금액을 내게 변경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서비스 개편을 앞두고 일부 서비스의 경우,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는 입장이다.
김시월 건국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마일리지가 몇 점인지, 또 어떻게 사용할지 잘 모르는 소비자가 많다"며 "이메일을 통해 개별 안내를 해주긴 하지만 더 자주, 자세히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항공사 자체 몰에서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 한정적이라는 것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상품이 더 다양해져야 소비자의 선택 폭이 넓어질 것"이라며 "마일리지가 적은 소비자도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문턱을 낮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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