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뚱뚱하다'는 이유로 6세 아들에게 러닝머신을 뛰도록 강요해 사망에 이르게 한 30대 아버지가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4일(현지시간) 영국 더미러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일 코리 미치올로(6)를 학대해 숨지게 한 아버지 크리스토퍼 그레고르(32)는 중과실치사 혐의로 20년형, 아동학대 혐의로 5년형을 받아 총 징역 25년형을 선고받았다.
해당 사건은 코리와 크리스토퍼의 모습이 담긴 체육관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이 온라인상에 확산하면서 논란이 됐다. 영상에는 코리가 빠른 속도로 러닝머신을 타다 넘어지자, 그레고르가 그의 양팔 사이로 손을 집어넣어 들어 올린 뒤 계속 러닝머신 위를 뛰게 하는 모습이 담겼다.
조금 뒤 또 넘어진 코리는 그레고르의 눈치를 본 뒤 다시 러닝머신 위에 올랐다. 이미 다리에 힘이 풀린 듯 코리는 계속 넘어졌지만, 그레고르는 아랑곳하지 않고 코리를 쳐다보며 속도와 경사도를 높였다.
며칠 후 코리는 메스꺼움과 호흡곤란을 느껴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했다. 경찰은 부검 결과, 코리가 사망하기 몇 시간 전에 심장에 외상성 부상을 입었다며 아버지의 아동 학대가 지속해서 이뤄진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그레고르는 법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나는 아들의 죽음을 초래할만한 어떤 짓도 하지 않았고, 다치게 한 일도 없으며, 그를 사랑하고 지금도 그렇다"며 "다만 아들을 일찍 병원에 데려오지 않은 것은 후회한다"고 했다.
해당 사건의 배경에는 부모의 양육권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코리의 어머니 브리아나 미치올로는 그레고르와 따로 살며 아들에 대한 공동 양육권을 갖고 있었다. 다만 미치올로는 재판 과정에서 당국에 그레고르를 아동 학대 혐의로 100여 차례 신고했지만, 적절한 보호 조치가 내려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재판에서 미치올로는 "그는 자신의 행동을 전혀 뉘우치지 않는다"며 "가장 가혹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판사에게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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