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실적 발표 본격화…테슬라·구글 시간 외 주가 급락(종합)

빅테크 실적 발표 본격화…테슬라·구글 시간 외 주가 급락(종합) 원본보기 아이콘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테슬라와 구글 알파벳을 시작으로 미국 주요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의 실적 시즌이 본격화한 가운데 출발부터 순조롭지 않다. 실적 발표 직후 장외 거래에서 호재마저도 무색게 하는 이른바 '실망' 매물이 쏟아지고 있어서다. 자동차 제조사 제너럴모터스(GM) 역시 "호시절은 끝났다"는 실적 비관론이 어닝 서프라이즈 호재를 덮으며 정규장을 6% 하락 마감했다.

테슬라, 혼재된 실적에 장외 8%↓…로보택시 공개 10월로 연기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미국 전기차기업 테슬라가 23일(현지시간) 장 마감 직후 공개한 실적에 따르면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 증가한 255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월가 평균 전망치(247억7000만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분기 주당순이익(EPS)은 0.52달러에 그치며 예상치(0.62달러)에 못 미쳤다. 일반회계기준(GAAP) 순이익(14억7800만달러)은 1년 전보다 무려 45%, 영업이익(16억500만달러)은 33% 급감했다. 테슬라는 "2분기에 어려운 영업 환경에도 불구하고 기록적인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면서도 전기차 가격 인하 및 판촉용 금융혜택 제공, 구조조정 비용, 인공지능(AI) 투자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했다고 확인했다.


이처럼 혼재된 성적표는 즉각 주가 급락세로 이어졌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날 뉴욕증시에서 정규장을 2%대 하락 마감한 테슬라의 주가는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8% 가까이 급락했다. 특히 실적 발표 직후 머스크 CEO의 발언이 나오면서 낙폭은 점점 커졌다.

머스크 CE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테슬라가 더 어려워졌다. 더 많은 경쟁에 직면했다"고 혼재된 실적 배경을 설명했다. 저가형 전기차를 내년 상반기 생산하겠다는 기존 계획은 유지했지만, 투자자들이 8월 기대해온 로보택시 공개 시점은 오는 10월로 늦췄다. 또한 1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축소 또는 폐기될 경우 "경쟁사에 치명적이고 테슬라에도 약간의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테슬라의 장기 가치는 '자율주행'이라며 "당신이 이를 믿지 않는다면 (보유)주식을 팔아라"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알파벳·GM, 깜짝 호성적에도 급락, 왜?

같은 날 알파벳과 GM은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공개하고도 주가 급락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알파벳의 2분기 매출과 EPS는 각각 847억4000만달러, 1.89달러로 월가 전망치(841억9000만달러·1.84달러)를 상회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4% 늘어 4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지속했다. 특히 클라우드 부문의 분기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2분기 순이익 증가폭 또한 30%에 육박했다.


다만 정규장을 소폭 상승 마감한 알파벳의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2%대 낙폭을 나타냈다. 클라우드 부문 성장 등에 힘입은 실적 기대감이 이미 시장에 선반영됐다는 점에서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탓이다. 여기에 수익 현실화 시점이 불확실한 가운데 여전히 AI 기술 개발에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고 있다는 점, 유튜브 광고 매출(86억6000만달러)이 월가 전망치를 하회했다는 점은 시장을 실망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제프리스의 브렌트 틸 분석가는 "대부분의 기업이 아직 시험 단계"라며 "AI 실적 수혜를 기대하기엔 너무 이르고 실질적인 AI( 수익)는 2025~2026년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장 전 실적을 발표한 GM의 경우 월가 전망치를 웃도는 매출(480억달러), EPS(3.06달러)를 거뒀음에도 하반기 이후 생산비용 증가, 소비자들의 소비 여력 감소에 따른 매출 둔화 등의 우려가 제기되면서 주가 하락세로 이어졌다. 이날 정규장에서 GM의 주가 낙폭은 6.42%를 기록했다. 폴 제이컵슨 G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하반기에는 계절적으로 원자재 비용도 더 증가하고 가격 압박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기업들의 실적 발표 속에 장 마감 이후 공개되는 테슬라, 알파벳의 성적표를 대기하며 소폭 하락 마감했다. 다음날에는 AT&T, 제너럴일렉트릭(GE), 포드자동차, IBM, 치폴레 등의 실적발표가 예정돼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플랫폼, 애플, 아마존 등은 다음 주 분기 성적표를 내놓는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