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미토콘드리아 DNA, 노화·질병 발생 기전 이해 초석 마련”

미토콘드리아 DNA에 의한 인체의 노화와 질병 발생 기전을 이해할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됐다.


KAIST는 의과학대학원 주영석 교수 연구팀 안지송 박사과정의 주도로 세포소기관 미토콘드리아 DNA의 인체 내 모자이시즘(세포 간 유전적 다양성) 현상이 최초 규명됐다고 24일 밝혔다.

연구에는 서울대 의과대·연세대 의과대·고려대 의과대·국립암센터·KAIST 교원창업기업 이노크라스 연구자 등이 참여했다.


주영석 교수(좌), 안지송 박사과정(우). KAIST 제공

주영석 교수(좌), 안지송 박사과정(우). KA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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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에 따르면 인체 내 세포는 평생 DNA 돌연변이를 지속적으로 축적하며, 이는 세포 간 모자이시즘 및 세포 노화를 초래한다.


정상 체세포에서 발생하는 모자이시즘은 노화와 암 등 여러 질병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같은 이유로 핵 DNA에서 발생하는 모자이시즘에 관한 연구는 현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와 달리 미토콘드리아의 돌연변이 및 모자이시즘에 대한 연구는 그간 미흡했던 실정이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에너지 대사 및 사멸에 관여하는 세포소기관이다. 세포핵과 독립적으로 자체 DNA를 가지고 있으며, 돌연변이도 발생할 수 있다.


단 미토콘드리아 DNA 돌연변이를 정밀하게 찾아내기 위해선 단일세포 전장 유전체(whole-genome sequencing) 기술이 필수적이고, 기술적 한계는 활발한 연구 진행에 걸림돌이 됐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를 염두에 두고 연구팀은 31명의 정상 대장 상피 조직, 섬유아세포, 혈액에서 확보한 총 2096개 단일세포 전장 유전체 서열을 생명정보학 기법으로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미토콘드리아 DNA 변이를 사람의 정상 체세포에서 탐색한 세계 최대 규모의 연구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세포 사이에 평균 3개의 유의미한 미토콘드리아 DNA 차이가 존재하며, 이는 대부분 노화 과정에서 생성되지만 6%가량의 차이는 모계로부터 이형상태(heteroplasmy)로 전달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 암 발생 과정에서 돌연변이 수가 유의미하게 증가하고, 이들 변이 중 일부는 미토콘드리아 RNA 불안정성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관찰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간의 배아 발생 단계부터 노화 및 발암 과정에서의 미토콘드리아 발생과 진화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축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사람의 정상 세포에서 발생하는 미토콘드리아 DNA 돌연변이가 형성되는 메커니즘을 체계적으로 밝혀냄으로써, 향후 미토콘드리아 DNA가 노화와 질병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영석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는 “전장 유전체 빅데이터를 체계적으로 활용해 그간 미지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생명과학 현상을 규명할 수 있었다”며 “연구 결과는 암 발생 과정 뿐 아니라 인간의 배아 발생과정과 노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미토콘드리아 DNA의 변화를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처음으로 수립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 선도연구센터 및 서경배과학재단 신진과학자 연구지원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 과학학술지 ‘네이처 지네틱스(Nature Genetics)’ 7월 22일자 온라인판에도 게재됐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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