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저승사자'·'조선제일검'·'윤석열 사단 적장자'·'여당 소방수' 등 행보마다 많은 수식어를 남겼던 한동훈 후보가 23일 32만702표(62.84%)를 얻어 국민의힘 당대표에 선출됐다. 4·10 총선 참패 직후 비대위원장에서 사퇴했으나 3개월여 만에 당대표로 부활한 그가 여당의 선발투수로서 당내 수습과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등 범야권과의 협치 등 숙제를 떠안게 됐다.
한 대표는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난 서울 현대고, 서울대 법대 졸업했다. 대학 4학년이던 1995년 사법고시 37회 합격해 사법연수원을 27기로 수료한 후 공군에서 법무관으로 복무했다. 2001년 서울지검(現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임관했다. 군 복무 시절 소속 부대 중령을 인지수사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한 이력을 주목했던 검찰은 군 복무를 마친 한 대표를 서울지검에 배치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한 대표는 초임 검사 시절부터 보여준 탁월한 수사, 기획력을 토대로 주요 사건 수사팀에 합류했다. 2003년 대검 중앙수사부로 발령받아 윤석열 대통령과 SK그룹 분식회계 사건, 한나라당 차떼기 사건 등 불법대선자금 수사를 함께 하며 인연을 쌓았다. 2006년에는 정몽구 현대차 회장 비자금 수사해 구속기소했고, 외환은행 론스타 매각사건을 수사했다. 또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로스쿨 LL.M 과정을 졸업한 후 뉴욕주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09~2010년 청와대 민정2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했고, 2011년 법무부 검찰과 검사, 2013년 대검 정책기획과 과장 등을 거치며 기획 능력과 정무 감각을 키웠다.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5년에는 서울중앙지검 초대 공정거래조사부장 맡아 해외 도박 혐의로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구속했고, 국정농단 수사팀에 합류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까지 구속기소하며 '재계 저승사자'라는 별명이 붙었다.
한 대표는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로 임명돼 이명박 전 대통령 다스 실소유주 관련 의혹 수사,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 등을 진두지휘했다. 2019년에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승진하며 역대 최연소 검사장 자리에 오르는 등 검찰 내에서 승승장구했지만, 조국 일가 수사를 지휘한 이후 정부·여당(민주당)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모든 공직자는 국민 앞에 일개 공직자일 뿐', '권력이 물라는 것만 물어다 주는 사냥개를 원했다면 저를 쓰지 말았어야한다'는 등 수많은 어록 남기며 '조선제일검'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2022년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한 대표를 법무부 장관직에 깜짝 발탁하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1년 8개월여간 법무부 장관직 수행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을 가결을 이끌었고, 윤석열 사단이라는 비판을 받아왔지만 '개인적인 연에 기대지 않았고 그리고 맹종하지 않았다'고 윤 대통령과의 관계를 설명했다.
한 대표는 그간 검사 이력과 차분하지만 직설적인 논리·화법, 패션 감각을 보여주며 차기 대권 잠룡으로 급부상했고, 지난해 12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사퇴로 인해 비대위원장으로 지명을 받으며 여당 소방수·구원투수가 돼 108일간 4·10총선을 이끌었다. 그러나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과 관련해 '국민의 눈높이' 발언을 했다가 대통령실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는 등 이른바 윤·한 갈등이 벌어졌고,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물가폭등·의대 증원 관련 전공의 파업이 악재로 작용해 총선에서 참패했다. 한 후보가 이날 국민의힘 당권을 다시 거머쥐게 되면서 거야의 각종 압박에 매번 밀리고 있는 상황을 타개할 여당의 선발투수가 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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