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정치적 공격 가해져"…정우성, 9년 만에 유엔 난민대사 사임

2015년부터 9년간 친선대사로 활동
'제주 예멘 난민' 소신 발언 후 곤욕
"난민, 인류 미래 위해 봐야 할 문제"

배우 정우성씨(51)가 9년간 수행한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 대사직을 사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한겨레21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15일 “UNHCR 한국 대표부와 제 이미지가 너무 달라붙어 굳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고민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기구와 나에게 끊임없이 정치적인 공격이 가해져 ‘정우성이 정치적인 이유로 이 일을 하고 있다’라거나 하는 다른 의미들을 얹으려 하기에 나와 기구 모두에게 좋지 않은 상황이 됐다”고 사임 이유를 밝혔다.


2019년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쿠투팔롱 난민 캠프에서 로힝야 난민을 만나고 있는 정우성. [이미지제공=유엔난민기구]

2019년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쿠투팔롱 난민 캠프에서 로힝야 난민을 만나고 있는 정우성. [이미지제공=유엔난민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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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는 2014년 UNHCR 명예 사절로 난민 지원 활동을 시작했다. 이듬해부터 친선대사로 9년간 활동하며 남수단·레바논·로힝야·베네수엘라·폴란드 등 주요 난민이 발생했던 국가나 지역을 방문해 난민을 도왔다. 2018년 제주 예멘 난민 사태 때는 6월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난민과 함께해달라’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가 제주 난민 수용에 반대하는 누리꾼들에게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2019년 난민 관련 활동 5년의 기록을 담은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이라는 책도 펴냈다.

정씨는 지난 3월 채널A 인터뷰에서 "제주 예멘 난민 논란 당시에 정말 많이 힘들었다. 굉장히 사회가 들썩이지 않았나. 의연하게 대처하려 했는데, 개인의 일탈이 바로 난민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커질까 두려웠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난민을 소재로 한 일본의 단편소설 때문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이 작품을 영화로 하면 멋있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UNHCR에서 연락이 왔다. 그래서 겁 없이 뛰어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친선대사 활동과 관련해 "정우성이라는 배우가 해마다 세계 곳곳의 난민 캠프를 다니며 난민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서 한국 사회에 막연했던 난민에 대한 인식이나 이해가 뚜렷해진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그 영향이 사람들에게 긍정적이었는지는 제가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다"고 한겨레21에 말했다.


이어 "난민 문제는 우리가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들여다봐야 할 문제다. 난민을 통해 전쟁이 얼마나 참혹한지, 얼마나 인간의 삶을 황폐하게 만드는지 볼 수 있고 나아가 평화의 가치를 깨닫게 된다"고 덧붙였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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