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포용하던 교황, 비공개 회의서 동성애자 비하

주교 회의서 경멸적인 속어로 지칭해 논란
"모국어 아닌 이탈리아어, 몰랐을 수도"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을 허용하는 등 성 소수자에 대해 포용적 태도를 보여온 프란치스코 교황이 비공개 회의에서 성 소수자를 경멸적인 속어로 지칭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출처=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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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연합뉴스는 "주요 외신이 2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현지 언론을 인용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20일 이탈리아 주교들과 회의하던 중 동성애자에 대해 '프로차지네(frociaggine)'라는 모욕적인 단어를 썼다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어 프로차지네는 남성 동성애를 매우 경멸적으로 일컫는 말로, 한국에서는 '호모' 정도로 번역될 수 있는 표현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당시 회의에서 "이미 어떤 신학교에는 너무 많은 프로차지네가 들어와 있다"고 농담처럼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 현지 언론은 교황의 이런 발언이 동성애자가 사제가 되는 것을 허용해선 안 된다는 평소 입장을 밝히는 과정에서 나온 언급이라고 짚었다.


다만 현지 언론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탈리아에서 그 단어가 얼마나 모욕적인 표현인지 인식하지 못하고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모국어는 스페인어다.


교황청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과 관련해 논평해달라는 외신들의 요청에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 이후 성 소수자에 대한 존중과 차별 금지를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그는 2013년 "만약 동성애자인 어떤 사람이 선의를 갖고 신을 찾는다면 내가 누구를 심판하겠나"라고 말한 바 있다. 2016년에는 "로마 가톨릭교회가 동성애자들을 대했던 방식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동성 커플에 대한 로마 가톨릭 사제의 축복을 공식 승인하기도 했다.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은 교회의 정규 의식이나 미사 중에 집전해선 안 되고 혼인성사와는 다르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동성애를 배척했던 가톨릭교회의 전통을 뒤집는 역사적 결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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