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VIEW]라인, 결국 소프트뱅크가 독차지하나

라인, 디지털 행정서비스 독점에
日 정부 위기감…이례적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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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라인 사태가 한일 외교 문제로 번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일본 국민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따른 후속 행정 지도라며 네이버가 라인에 대한 경영권을 정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라인의 5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의 소프트뱅크도 지분 확보에 공개적으로 나섰다. 네이버에 라인 지분 약 65% 보유한 A홀딩스의 주식 매각을 요청했다. 사실상 일본 정부가 네이버 경영권을 일본 소프트뱅크에 완전히 넘기도록 압박하는 것이다.


소프트뱅크가 라인 경영권을 독차지하는데 왜 일본 정부까지 나섰을까. 라인은 단순한 메신저 서비스를 넘어, 행정서류 발급 등의 디지털 행정 서비스를 거의 독점하고 있다. 일본 정부로선 타국 기업이 디지털 행정 및 민원 서비스를 독점하고 있다는 사실은 달갑지 않은 일이다. 장기적으로 디지털 안보 및 보안을 위해 라인을 완전한 일본 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선택인 것이다.

라인의 다양한 플랫폼 확장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카카오가 카카오톡 메신저뿐 아니라 선물하기, 예약하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처럼, 라인도 디지털 행정 서비스를 넘어서서 교통, 배송, 쇼핑, 디지털 결제 등이 가능한 ‘플랫폼’으로 확장될 수 있다. 대다수 일본 국민이 오래 라인을 사용해오면서 라인 브랜드와 서비스에 익숙해진 ‘관성’을 이용해 다양한 서비스로 무궁무진한 확장이 가능하다. 성장 가능성이 무한한 ‘플랫폼’ 을 일본 소유로 가져오는 것은 일본 정부와 기업에 유리한 선택일 것이다.


하지만 행정 지도를 통한 직접적인 경영권 넘기기 압박은 국제적 관점에서 일반적이지 않다. 개인정보 및 사이버 보안에 선두로 있는 미국의 경우, 벌금과 고객에 대한 물질적 보상 및 사과가 통상적이다. 유럽의 경우도 개인정보 유출 기업에 대한 거액의 벌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기업의 경영권에 개입하는 사례는 드물다. 일본 내에서도 사이버 보안 실패에 대한 책임으로 경영권 넘기기를 요구하는 사례는 여태껏 없었다. 2018년 페이스북의 대규모 사용자 계정 해킹 사건 당시에는 해킹 발생 원인을 유저에게 설명하고 유출 사고 재발을 방지하는 내용의 행정지도에서 그쳤다.


국제적으로 이례적인 조치에 대해 한국 외교부가 직접적인 우려를 표명하며 외교적 문제로 확장되고 있지만, 기업 내부의 경영 전략을 재고하는 것이 우선이다. 경영권 독점 및 지분 찬탈 문제는 해외 합작사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다. 네이버는 소프트뱅크와 라인 운영을 위해 합작을 시작한 초기부터 향후 이러한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고 이에 대한 대응책도 미리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추가로, 이번 해킹 사고에 대한 네이버의 대응이 한참 늦었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다. 라인이 여전히 네이버의 보안 시스템을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해킹이 발생했을 때 네이버는 보다 적극적이고 빠르게 대응했어야 한다. 내부에서 서버 보안 및 보안 인프라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하고 대책을 강구했어야 했다. 외교적 대응을 통해 한국 정부의 도움을 받기 이전에, 이러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내부 거버넌스와 경영 전략을 재고하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경나경 싱가포르국립대 컴퓨터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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