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임대주택을 비싸게 사들인다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주장에 반박에 나섰지만, 경실련이 3일 재반박 자료를 내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경실련은 재반박 자료를 통해 "주택공기업이 공공택지에 직접 공공주택을 건설하면 같은 금액으로 매입임대보다 두 배 더 많은 공공주택을 서민들에게 공급할 수 있다"며 "LH는 자신들이 해야 할 본연의 역할은 저버리고 혈세를 업자들에게 퍼주는 일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이라고 LH를 비판했다.
경실련은 2일 연 기자회견에서 LH가 민간 건축 주택을 사전에 약정을 맺고 준공 후 사들이는 '약정매입' 방식으로 매입임대주택을 사들여 세금을 낭비한다고 밝혔다. 경실련의 분석에 따르면 LH의 매입임대주택 매입가격은 전용면적 82㎡ 기준 서울주택도시공사(SH) 위례지구 A-1 12BL(위례포레샤인 15단지)보다 최대 3억9000만원 더 비쌌다. 신축주택을 짓는 과정에서 민간업자의 토지 매입비와 건축비 등이 반영되는 약정매입 방식으로 임대주택을 사들인 탓이다.
LH는 같은 날 "위례포레샤인 15단지는 도심 외곽 그린벨트를 해제 후 수용방식을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토지를 확보한 사례"라며 "공사의 도심 내 주택을 매입하는 신축 매입약정사업과 단순 비교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경실련은 다음날 "LH의 반박은 공공택지 가격이 민간택지보다 낮다는 것을 지적할 뿐 자신들의 본래 기능이 공공택지에 공공주택을 짓는 것임을 숨기고 있다"며 "LH는 강제수용권을 통해 확보한 공공택지를 민간 건설사들에 팔고 그 돈으로 도심에서 비싼 가격으로 매입임대주택을 사들이고 있다"고 재반박에 나섰다.
경실련은 LH 매입임대주택과 SH 아파트를 비교하기엔 시차가 있다는 LH의 반박도 재반박했다. LH는 "위례포레샤인 15단지의 사업 기간은 2018년 10월부터 2021년 5월까지로, 코로나 및 공급망 위기 여파 등으로 건설 원자재가격 등이 급등한 ‘21년 이후의 신축 매입약정 주택과는 시차가 있다"고 전했다. 경실련은 이에 대해 "위례지구와 비교 대상으로 삼은 매입임대주택은 2021년 약정매입 된 주택"이라며 "당연히 2021년 이전에 착공된 주택들로 위례지구와 사업 기간이 상당 기간 겹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경실련은 SH, 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의 매입임대주택 실태도 분석해 관련 제도 개선을 촉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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