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멈춰도 타이어는 달렸다…타이어3사 영업익 2배씩↑

韓타이어 3사 1Q 영업익 모두 세자릿수 성장
매출보다 대폭 성장…수익성 개선
'효자' 전기차 타이어…교체주기도 빨라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EV트렌드코리아'에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가 전시돼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EV트렌드코리아'에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가 전시돼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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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타이어 기업들이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주춤한 완성차 구매 수요와 달리 전기차 타이어, 고(高) 인치 타이어 등 단가가 비싼 상품들의 판매가 준수했고, 환율 효과와 원자재 비용 안정화 효과가 겹친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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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타이어 3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모두 세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넥센타이어 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41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57.3% 증가했다. 금호타이어 도 호실적을 거뒀다. 1분기 영업이익이 14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7.0% 증가한 것. 1분기 기준 10년 내 최고 기록이다. 국내 타이어업계 맏형격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역시 3987억원을 달성, 전년 동기 대비 108.8%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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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타이어와 고인치 타이어 등 단가가 높은 고부가가치 상품이 수익성을 끌어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3사 모두 매출 증가율은 한 자릿수(1.1~6.0%)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2배 이상 늘었다. 매출 규모 자체의 성장보다는 단가가 높은 상품 판매가 늘면서 이익률이 크게 개선된 셈이다. 고인치 타이어는 통상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장착되고, 전기차도 별도 전용 타이어가 사용된다. 무거운 차체를 견뎌야 하고, 타이어 마모 속도도 더 빠르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나 금호타이어가 각각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를 서둘러 내세운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수출 비중이 큰 만큼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간 효과와 물류비 정상화 등도 수익성 개선에 보탬이 됐다. 1분기 들어 달러당 1300원 중후반대가 유지되면서 달러로 결제되는 해외 매출은 늘어나고, 원화로 지급되는 국내 인건비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다. 천연·합성고무 등 일부 원자재 가격이 올랐지만 전반적으로 재료값은 안정되는 추세다. ‘홍해 리스크’ 등 중동 지역 지정학적 위험으로 우려됐던 해상운임비 역시 지난해 계약 단가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상반기까지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여기에 2025년께부터 그간 도입된 전기차의 타이어 교체 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만큼 당분간 안정적인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타이어는 무거운 배터리를 견디기 위해 18인치를 기본으로 최대 22인치까지 크기를 키우는 추세"라며 "전기차 타이어 교체주기는 2~3년으로 일반 타이어의 절반 수준이라 전기차 보급이 늘수록 타이어 기업의 실적 체급 자체가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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