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 안된다" 말에 격분…테이블에 음식 쏟고 먹튀한 고객

"8년동안 장사했지만 이번엔 마음 무너져"

포장이 되지 않는다는 식당 방침에 남은 음식을 테이블에 부어버리고 '먹튀'까지 한 고객의 사연이 전해졌다.


29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먹튀에 고의적 음식테러까지…힘드네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자신을 8년째 장사를 하는 자영업자라고 소개한 A씨는 "8년을 (장사)하면서 많은 일과 사건들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너무 화나고 속상해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한 손님이 테이블 위로 음식을 쏟고 있다. [이미지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한 손님이 테이블 위로 음식을 쏟고 있다. [이미지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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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어느 날 남성 두 분이 가게를 찾아왔기에 테이블로 안내해드리고 술찜을 주문받아 음식을 제공했다"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손님께서 직원에게 술찜을 포장해달라고 하더라"고 회상했다. 그러나 A씨의 가게는 신선식품을 판매하고 있어 가게 특성상 배달 및 포장을 하고 있지 않았다. 이에 직원이 상황을 설명했으나, 손님들은 사장을 불러오라고 했다. 손님들은 계속해서 포장을 요구했고, 결국 가게 측은 일회용 봉지에 남은 음식을 포장해주기로 했다.

문제는 그다음 일어났다. 직원이 포장을 위해 가게로 잠깐 들어간 사이 한 손님이 음식을 테이블 위에 고의로 부어버렸다. 같이 온 다른 손님은 그 모습을 보다 자신의 소지품을 챙겨 계산도 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다. 해당 행위들은 가게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A씨는 "그동안 몇번의 먹튀는 이해했다. 취했을 수도 있고 깜빡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번에는 너무 수치스럽고 마음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경기침체로 확연히 줄어든 손님들과 물가상승 등을 이겨내고 더 좋은 서비스와 좋은 음식을 손님들께 제공하면 좋아지겠지 하고 악착같이 버티던 마음이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진 마음"이라며 "웃으며 음식을 자신의 옷에 튀지 않게 조심스럽게 고의로 다 부어버리고 자신의 옷은 훌훌 털어버리고 가는 당신의 모습, 수치스럽게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희가 당신의 화풀이 혹은 감정 쓰레기통인가. 저희도 누군가의 자식이고 남편이고 아빠이고 가족"이라며 "정말 비참하고 화나고 열받는데 그런데도 다른 좋은 손님들께는 당연히 웃어야 하는 상황이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끝으로 그는 "진짜 이러시는 거 아니다. 이 글을 본다면 진심으로 사과해달라"며 "사람 마음 쉽게 짓밟고 상처 주면 당신에게도 돌아갈 거다"고 비판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고소는 안 되냐", "이건 좀 너무하지 않나. 정말 짜증 난다", "한숨만 나온다", "힘내시라", "진상 중의 진상이다. 사장님 상처에 가슴이 아프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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