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디락스(Goldilocks)'를 기대하던 미국 경제에 제동이 걸렸다. 당초 2.5% 안팎(전 분기 대비)으로 예상됐던 지난 1분기 성장률이 1.6%에 그치면서 쇼크 수준의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골디락스 경제란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딱 적당한 상태로 경기가 좋아지고 경제도 건실하게 성장하지만 물가는 크게 상승하지 않는 이상적인 경제 상황을 지칭한다. 1992년 데이비드 슐만 살로먼스미스바니 이코노미스트가 처음으로 경제에 적용해 쓰기 시작했다.
이 표현은 영국의 전래동화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Goldilocks & the Three Bears)'에 나오는 소녀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골디락스는 골드(gold·금)와 락(lock·머리카락) 합성어로 금발머리 사람을 말한다. 금발머리 소녀 골디락스가 숲속에서 곰이 끓여 놓고 나간 '뜨거운 수프, 차가운 수프, 적당한 수프' 중 적당한 온도의 수프로 배를 채우고 기뻐하는 내용을 담았다.
골디락스란 용어가 경제 분야에서 자주 사용된 것은 1990년대 후반이다. 당시 미국 경제는 수년간 4% 이상의 고성장을 달성하면서도 낮은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상태를 유지하는 이례적인 호황을 누렸다. 정보기술(IT) 등으로 대변되는 신기술의 발달로 생산성이 향상돼 물가상승에 대한 큰 부담 없이도 소비 확대, 주가 상승, GDP(국내총생산) 성장 등을 실현할 수 있었고, 전문가들은 이를 가리켜 '골디락스' 또는 '골디락스 경제'라고 표현했다.
최근 미국이 연간 2%대 중후반의 성장률을 유지하면서 다시금 골디락스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 GDP가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발한 2020년 한 해만 -2.2%로 후퇴했을 뿐 2021년 5.8%, 2022년 1.9%, 2023년 2.5%로 성장세를 계속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1분기 GDP가 예상치를 밑돈 반면 3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3.4%로 예상치를 웃돌아 시장에선 오히려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을 걱정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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