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est&law]오너들 '5월은 재판의 달'

1심 무죄 이재용
27일 2심 준비기일
김앤장 유지 유력
30일 이혼소송 선고
최태원과 노소영
재산분할이 쟁점
선임 로펌만 8곳

다음 달 국내 주요 기업의 오너들이 잇달아 법원에서 중요한 재판을 받게 돼 재계와 법조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경영권 승계를 위해 부당한 합병, 회계 부정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다음 달 27일 오후 3시 2심의 첫 재판이 열린다. 3일 뒤인 다음 달 30일 오후 2시에는 ‘세기의 소송’으로 주목받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선고가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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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포 바꾼 李, 2심도 무죄?

이 회장은 2심에서도 1심 때 선임한 변호인단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 유력하다. 주력 로펌으론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나설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 회장 측은 검찰 수사와 1심 재판을 받던 중 주력 로펌을 교체하는 강수를 둬 원하는 판결을 이끌어낸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을 법률 대리한 9개 로펌 중 법무법인 태평양이 수사와 재판 초기에 주포로 나섰다. 하지만 이후 재판이 혐의 내용을 세세하게 심리하는 중요한 단계에 이르자, 김앤장이 전면에 나서는 변화를 꾀했다. 이후 이 회장은 부당 합병과 부정 회계가 ‘경영상 판단’ 아래 행해진 점을 강조했고 지난 2월5일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그가 받은 19개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다음 달 27일에는 2심이 준비기일로 열린다. 본격적인 재판을 앞두고 검찰과 피고인 측의 입장 확인을 통해 쟁점을 정리하고 증거조사를 계획하는 절차다. 검찰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의한 그룹 지배권 승계 목적과 경위, 회계 부정과 부정거래 행위에 대한 증거 판단, 사실인정 및 법리 판단에 관해 1심 판결과 견해차가 크다"는 입장이다.


세기의 이혼소송, 선임 로펌만 8개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이혼소송을 하며 로펌을 총 8개 선임했다. 선고를 앞둔 현재 최 회장이 법무법인 케이에이치엘 등 3개, 노 관장이 법무법인 율우 등 4개다. 노 관장이 선임했다가 중도에 사임한 법무법인 클라스까지 더하면 이 이혼소송에 나선 로펌은 총 8개다. 최 회장은 법관 출신 유해용 변호사 등 개인 변호사 2명도 선임했다.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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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과 노 관장이 많은 로펌을 앞세워 싸우는 쟁점은 ‘재산 분할’이다. 특히 SK㈜ 주식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했다. 노 관장은 이혼에 따라 재산을 분할하고 주식의 50%를 자신에게 줘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1심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노 관장은 2심을 준비하며 청구취지액을 현금 2조30억원으로 변경했다. 1심 때 지분 분할을 요구했다가 기각되자 2심에선 재판부가 인정할 가능성이 높은 고정된 액수의 현금으로 바꿔서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6일 열린 이혼소송 마지막 변론기일은 비공개로 2시간가량 진행됐다. 양측은 30분간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최 회장과 노 관장이 각각 약 5분간 간략히 입장을 밝혔다.


앞서 두 사람은 2018년 1월16일 열린 서울가정법원 조정길에서 이혼 조정이 성립되지 않아 공식 재판절차를 밟았다. 2022년 12월 1심은 노 관장 이혼 청구는 받아들이고, 최 회장 청구는 기각했다.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 재산 분할로 현금 665억원을 주라고 판결하면서도 노 관장이 요구한 최 회장 보유 SK㈜ 주식 중 50%는 인정하지 않았다. 이 판결에 불복한 최 회장과 노 관장은 모두 항소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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