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몬도 美 상무장관 "대중 반도체 제재 효과적…몇년 뒤처져"

"수출 통제 작동…中 앞지르며 혁신"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이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은 중국의 첨단 반도체 기술이 여전히 뒤처져 있음을 보여준다며, 대중 반도체 제제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러몬도 장관은 21일(현지시간) 미 CBS 뉴스 60분(60 Minutes)과의 인터뷰에서 미·중 간 기술 격차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에 수출 통제를 가하는 데 성공했음을 보여준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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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행정부는 국가 안보 보호를 위해 중국 등에 강력한 반도체 제재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재 대상 기업이 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 화웨이다. 한때 출하량 기준 세계 1위 스마트폰 제조사였으나, 2019년 미국의 대중 제재 목록에 오르며 최신 칩 확보가 불가능해 5G 고성능 스마트폰 출시가 어려워졌다. 그러나 화웨이는 지난해 8월 러몬도 장관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5G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를 출시했다. 미국이 대중 첨단 반도체 수출을 제재한 가운데 자체 기술로 만든 7㎚(나노미터) 칩을 탑재해 중국 기술 부활의 상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화웨이는 지난 18일 최신 스마트폰 '퓨라(Pura) 70'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에 미국의 제재 효과에 의구심이 제기됐다.

러몬도 장관은 화웨이 스마트폰을 언급하며 "그 칩은 미국보다 몇 년 뒤처져 있다. 수출 통제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반도체를 보유하고 있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중국을 앞지르며 혁신했다"고 덧붙였다.


'우리'라는 말에 대만이 포함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CBS에 따르면 미국 첨단 칩의 90%는 대만에서 생산되고 있다. 러몬도 장관은 중국의 대만 침공 위협으로 대만에서 생산된 첨단 반도체에 대한 접근이 차단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우리를 취약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해 중국의 첨단 반도체 기술 발전을 억제하기 위해 일본과 네덜란드 등 동맹국을 제재에 동참시켰다. 최근에는 한국, 독일 등에도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또 자국 내 반도체 제조 활성화를 위해 대규모 보조금을 책정하고 인텔, TSMC, 삼성전자 등에 수십억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러몬도 장관은 대중 반도체 제재 수위를 더욱 강화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중국은 매일 우리의 제재를 피할 방법을 찾는다. 우리는 점점 더 공격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러 반도체 제재 효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러시아에서 군용 장비에 사용하기 위해 냉장고나 식기세척기에 있는 칩까지 꺼낸다는 보도를 인용하면서 규제가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의 수출 통제로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이 손상되고, 더 어려워진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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