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日 최초 '갑질 방지 조례' 제정…멱살 잡고 돈 요구하면 '갑질'

오늘 회의 열고 막바지 논의
조만간 초안 제출
'멱살 잡기'·'1억엔 배상'은 갑질 해당
구체적 사례 명시

도쿄도가 고객 갑질을 일컫는 '카스하라(customer harassment)'를 방지하는 조례를 전국 최초로 제정한다. 소비자에게 고객 갑질에 대한 인식을 환기해 이를 방지하자는 취지인데, 조례안에 카스하라로 판명된 구체적인 사례까지 넣어 소비자의 이해를 쉽게 도울 예정이다.


22일 NHK는 도쿄도가 이날 전문가 회의를 열고 논의 내용을 토대로 조만간 초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쿄도는 고객 갑질 방지를 위해서는 먼저 소비자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필수라고 보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특히 카스하라는 '파워하라(power harassment·직장 내 괴롭힘)'나 '세쿠하라(sexual harassment·위계에 의한 성폭력)'와 달리 법률상의 정의가 없기 때문에, 조례안을 통해 법적 정의부터 재정립하자는 것이다.

(사진출처=이라스토라)

(사진출처=이라스토라)

원본보기 아이콘

도쿄도는 현재 법조인 등으로 전문가 그룹을 만들어 이를 논의하고 있다. 초안에서 카스하라를 '취업자(종업원)를 폭행, 협박하는 등의 위법한 행위나 폭언이나 정당한 이유가 없는 과도한 요구 등의 부당한 행위로 취업환경을 해치는 것'으로 정의했다.


여기에 조례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소비자들에게 알릴 가이드라인도 함께 마련하고, 여러 갑질 사례를 넣어 소비자 이해를 도울 예정이다. 현재 도쿄도가 검토한 사례는 아이의 생일을 위해 주문한 3000엔(2만6800원)짜리 케이크에 아이 이름이 잘못돼 업체에 1억엔(8억9300만원)을 내놓을 것을 요구한 사건이다.


이와 관련해서 ▲점원의 멱살을 잡고 1억엔을 요구하는 행위 ▲정중한 말투로 1억엔을 요구하는 행위 ▲점원의 멱살을 잡고 3000엔 환불을 요구하는 행위 등을 카스하라에 해당한다고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대신 정중한 어조로 케이크값에 해당하는 3000엔 환불을 요구하는 것은 카스하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일본에서 카스하라는 새로운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11월 컨설팅회사 에스피네트워크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카스하라를 경험했다'고 대답 비율은 전체의 64.5%에 달했다. 이 중 도소매업과 택시 운전 등 교통 인프라업 종사자의 절반 이상은 '집요한 요구', '위압적인 언행'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도쿄도의 이번 조례제정은 향후 전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자체적으로 갑질 방지 포스터를 만들어 배포하는 지방자치단체들도 늘고 있다. 홋카이도 삿포로시는 시청에 악성 민원인이 부쩍 늘자 카스하라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카스하라 방지 포스터를 제작·배포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