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창원국가산단의 지력을 보강하고, 새로운 방위·원자력 융합 국가산단도 성공적으로 조성해서 창원을 대한민국 최고의 제조 도시로 탈바꿈시키겠습니다”
홍남표 창원특례시장.
경남 창원국가산업단지가 지난 4월 1일 설립 50주년을 맞이했다. 이를 기념해 창원특례시는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창원국가산단 50주년 기념 주간’을 지정하고 다양한 행사를 연다. 민선 8기 경남 창원특례시를 이끌고 있는 홍남표 시장은 시민과 함께 이를 축하하는 행사만큼이나 오는 24일에 발표할 산단의 미래 50년을 위한 새로운 비전 마련에 특히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1974년 4월 1일 설립된 창원국가산단(이하 창원산단)은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나라 기계공업의 요람으로서 국가의 고도 경제성장과 번영의 한 축을 담당해 왔다. 하지만 시설 노후화와 국내외 경제여건 악화, 탈원전 정책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조금씩 명성을 잃어가고 있었다.
다행히 민선 8기 홍남표 시장이 취임한 뒤 방산을 중심으로 조금씩 온기가 돌기 시작해 2023년엔 생산액이 사상 처음으로 60조 원대를 돌파했고, 수출액은 180억 불대를 기록하는 등 창원국가산단은 변곡점을 맞고 있다.
홍 시장은 “미래전략가이신 박정희 대통령께서 만든 창원국가산단이 설립 50주년을 맞이했는데, 이런 시기에 시장으로 재임하고 있는 것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2024년은 산단의 과거 50년을 기념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미래 50년을 위한 ‘창원국가산단 대개조 프로젝트’가 시작된 역사적인 해가 될 것이다”며 창원산단 50주년을 맞이한 소회부터 밝혔다.
이어 그는 “창원산단은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는데 밑바탕이 된 조국 근대화와 산업화의 성공 신화를 이뤄낸 역사적인 곳이며, 수많은 국민에게 일자리를 주는 삶의 터전이자, 외국에 의존해야만 했던 방위산업을 자주국방으로 전환시킨 곳이기도 하다”면서 “특히 대한민국을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견인하고 있는 원전·방위 산업의 본산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 그는 창원산단의 현재 상황을 “지난 50년 동안 여러 부침도 겪었는데, 특히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창원의 주력 산업인 원전 산업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혔다”면서 “다행히 윤석열 정부와 민선 8기 출범 이후 원전산업 생태계 복원, 방산 수출 활력 등에 힘입어 작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생산액 60조원을 달성하는 등 기계산업의 메카로 다시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1970년대 초까지 우리나라 경제는 경공업 수출이 떠받치고 있었지만 다른 개발 도상국들의 해외시장 진출이 확대되면서 경공업 경쟁력은 한계에 부딪혔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자 박정희 대통령은 1973년 1월 신년사를 통해 ‘중화학공업화’를 선언하고, 그해 6월 기계, 조선, 화학 등 6대 전략업종 육성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공업단지 조성이 필요했다. 전국의 여러 후보 도시를 두고 저울질하던 중 ▲동남권 주변 도시와 교통이 편리하고 ▲중량물 공장건설이 적합한 지반과 공업용수, 생활용수 등 취수가 용이하며 ▲주거용지 공급이 원활한 점 등 산업입지로서 월등한 조건을 갖춘 창원지역이 기계공업단지로 선정됐다.
1973년 9월 박 대통령의 ‘창원기계공업기지 건설에 관한 지시’가 하달되고, 이듬해 4월 1일 건설부 고시 제92호에 따라 창원국가산단의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됐다. 창원은 호주 캔버라시를 모델로 삼아 국내 최장 직선도로인 13.5㎞의 창원대로를 기준으로 남쪽에는 창원기계공업기지를, 북쪽에는 주거단지를 배치한 ‘직주분리’의 도시구조가 그려졌다.
당시 규모는 1400만 평의 주거지역과 300만 평의 공장용지로 구성됐다. 논과 밭, 대지, 임야 등이 모두 공장용지로 조성된 후 새로운 터전 위에 공업용지, 주거용지 및 공공용지로 구분해 시설이 건설됐다.
창원국가산단 전경.
창원산단은 1975년 밸브를 생산하는 부산포금이 가동한 것을 시작으로 70년대 후반에는 금성사, 대우중공업, 기아기공, 한국종합특수강, 부산제철, 삼성중공업 등 대형업체들이 들어서면서 창원국가산단은 기계공업의 메카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산단은 중화학공업 육성 및 수출 100억불 달성이라는 1970년대 정부 목표 등과 맞물리며 성장을 거듭했다. 입주업체들의 생산과 수출은 1975년에 각각 15억원과 60만불에 불과했던 데서 산업기계, 수송기계 등의 주도하에 생산액은 1994년 10조원을 넘어 2015년에는 58조원을 기록했고, 수출도 1987년 10억불 돌파에 이어 2005년 100억불, 2012년에는 239억불을 기록했다. 산단 활성화로 옛 창원시는 당초 계획했던 인구 30만명이 1989년에 도달했고, 1994년에 40만명, 2007년에는 50만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산단은 근래 들어 노후화 등의 문제에 직면했다. 특히 주력산업은 큰 위기를 맞았다. 방위산업 분야는 어렵게 현상 유지를 해왔으나,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원자력 산업에 큰 타격을 입혔다. 산단의 실적도 추락을 거듭했다. 최근 10년 사이 산단 생산액은 2011년에 55조원을 기록했던 것에 비해 2021년에는 10조원이 줄어든 45조원이었고, 같은 기간 수출액은 233억불에서 123억불로 줄었다.
홍 시장은 “창원국가산단은 반세기 동안 대한민국 경제를 견인해 왔지만, 현재는 시설 노후화, 인력 유출, 기반시설 부재 등으로 성장이 정체되고 시대의 변화에 뒤처지고 있다”며 “산단 입주기업들의 디지털 대전환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했다.
이어 “지금은 과거와 같이 공급자 위주의 소품종 대량생산이 아니라, 소비자의 수요에 따른 다품종 소량생산이 요구되는 시대다. 즉, 단순 생산자(Maker)보다는 창작자(Creator)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현재 창원의 산업구조는 전통적인 산업화시대의 중후장대한 수직계열화 구조인데, 시대변화에 맞춰 경박단소한 산업도 적극적으로 유치해 다변화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은 창원에서 연 민생토론회에서 창원국가산단을 문화와 산업이 어우러지는 융복합 공간으로 탈바꿈하겠다며 산단의 새로운 50년, 100년을 열어갈 수 있도록 중앙정부가 힘껏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산단의 용도규제와 업종 제한 해제 방침도 함께 밝혔다. 후속 조치로 지난달에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창원을 합동 방문해 문화가 있는 산업단지 조성에 대해 홍 시장과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홍 시장은 “지금까지와 달리, 미래 산단은 단순한 일터가 아니라 근로자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문화와 산업이 어우러지는 융복합 공간이 되어야 한다”며 “앞으로 정부의 정책 방향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또 잘 맞춰서 산단의 용도와 엔진은 어떻게 바꿀 건지, 근로자들의 정주 여건은 어떻게 개선할 건지를 잘 준비해 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민선 8기 창원특례시는 창원국가산단 설립 50주년을 맞아 미래 50년 터닝포인트가 될 전략적 비전 수립에 돌입했다. 지난해 3월 산업계, 학계, 유관기관 등의 전문가 20명으로 구성된 ‘창원국가산업단지 50주년 발전협의회’를 출범시켜 창원국가산단 발전 방안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대 왔다.
또 전문 기관 용역 등 폭넓은 의견 수렴을 거쳐 ‘산단 미래 50년 비전’에 대한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중국의 선전 경제특구와 프랑스 그르노블의 자이언트 프로젝트 등을 참고해 세우고 있는 산단의 미래 비전에는 혁신, 친환경, 학습, 활력 등 4가지 핵심 가치를 담은 전략과 정책 방향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홍 시장은 “산단을 조성한 지 50년이 되면서 산단의 지력이 고갈되고 있는데, 새롭게 지력을 보강하기 위해 미래 비전을 만들어 4가지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큰 핵심 가치로는 기업이 혁신을 잘할 수 있는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고,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친환경 산단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또 구성원들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배우고 연구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문화와 관광이 어우러지는 콘텐츠를 확충해 산단에 활력과 즐거움이 넘치도록 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오는 24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창원국가산단 지정 50주년 기념식에서 창원산단의 미래 비전과 세부 추진 전략을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창원시 외곽에는 창원산단과 시너지를 낼 새로운 국가산단도 들어선다. 지난해 3월 정부로부터 신규 국가산단 후보지로 선정된 ‘창원 방위·원자력 융합 국가산업단지(일명 창원국가산단 2.0)’로, 기업들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대형 연구시설을 중심으로 기술 혁신, 인재 양성, 공급이 모두 갖춰진 신개념 산단이다.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 준비가 한창이다.
홍 시장은 “기존의 산업단지가 도로를 깔고, 용수를 공급하는 등 부지와 기초적인 기반시설을 제공하는 공장 집적 위주의 산업단지였다면 새롭게 조성될 창원 방위·원자력 융합 국가산단은 산·학·연 인프라를 모두 갖추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특화 산단이다”면서 “기업들이 언제든지 활용 가능한 ▲차세대 첨단 복합빔 조사시설 등 최첨단 공동 연구시설, 지역 대학과 연계한 ▲체계적인 인재 양성 및 활용 시스템 등 기업들이 원하는 매력적인 콘텐츠를 갖춘 산단을 조성할 것이다. 창원 방위·원자력 융합 국가산업단지가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 50년을 책임질 핵심 기지로 성공적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치밀하게 준비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정말 하루하루가 급변하는 시대이다. 변화를 선도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 혁신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혁신을 모험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혁신하지 않는 것이 모험인 시대다”라고 전제하면서 “싱가포르와 같은 도시국가와 달리, 대한민국처럼 인구 5000만명의 나라는 제조업 없이는 생존하기 어렵다. 앞으로 기존 창원국가산단의 지력을 보강하고, 새로운 방위·원자력 융합 국가산단도 성공적으로 조성해서 창원을 대한민국 최고의 제조 도시로 탈바꿈할 것이다”라고 했다.
끝으로 홍 시장은 “끊임없이 혁신하는 기업들과 유능한 인재들이 몰려들고, 시민이 행복한 창원을 만들어 가겠다”라며 “앞으로도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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