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바닷가에 고립된 새끼 상괭이…태안해경, 구조해 방류

길이 50㎝…숨 헐떡이는 채 발견
피부마름 방지 조치 후 바다로

충남 서산 바닷가에 멸종 위기종 토종 돌고래인 상괭이 새끼가 고립됐다가 해경에 구조됐다. 상괭이는 피부 마름 방지 응급조치를 받은 후 방류됐다.


13일 태안해양경찰서는 전날 오후 1시55분께 서산시 대산읍 영탑리 바닷가 웅덩이에 고래 한 마리가 숨을 헐떡이고 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현장에 출동한 학암포파출소 순찰팀은 이 고래가 길이 50㎝의 상괭이 새끼라는 것을 확인해 울산고래연구소와 연락하며 물을 뿌리고 수건을 이용한 피부 마름 방지 조치를 했다.

12일 충남 서산 바닷가 웅덩이에 고립된 새끼 상괭이의 모습[사진출처=태안해경 제공, 연합뉴스]

12일 충남 서산 바닷가 웅덩이에 고립된 새끼 상괭이의 모습[사진출처=태안해경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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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고래연구소는 주변에 2시간 이내 출동 가능한 고래센터가 없다는 점을 이유로 현장 방류를 요청했고, 해경은 순찰차를 이용해 새끼 상괭이를 벌말항으로 옮긴 다음 방류 조치했다. 태안해경 관계자는 "가로림만은 천연기념물 점박이물범과 해양 보호 생물종인 상괭이가 서식하고 있는 곳"이라며 "앞으로도 해양 안전과 오염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인근 충남 태안에서도 상괭이가 갯벌에서 구조됐다가 1시간여 만에 죽은 일이 있었다. 지난 2월24일 오전 8시40분께 태안경찰서에는 '상괭이가 갯벌에 갇혀 바다로 못 나가고 있다'는 마을주민 신고가 들어왔다. 현장인 충남 태안군 근흥면 용신리 한 갯벌로 출동한 경찰은 갯벌에서 피부가 말라가는 길이 1.7m 남짓한 상괭이를 발견했다. 경찰은 상괭이에게 바닷물을 뿌려주는 등 응급조처를 한 뒤 천으로 감싼 뒤 인근 어촌계 공동 인공 수조로 신속히 옮겼으나 상괭이는 1시간여 만에 숨지고 말았다. 조사 결과 이 상괭이는 노령으로, 사체에서 불법 포획이나 혼획 흔적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태안해경은 상괭이 사체를 절차대로 태안군청에 인계했다.

태안해경이 바닷가 웅덩이에 고립된 상괭이에게 피부 마름 조치를 하고 있다.[사진출처=태안해경 제공, 연합뉴스]

태안해경이 바닷가 웅덩이에 고립된 상괭이에게 피부 마름 조치를 하고 있다.[사진출처=태안해경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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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난 5일 제주 해안에서도 상괭이 사체가 발견됐다. 사체가 발견된 곳은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해안으로, 당시 해안 쓰레기 정화 활동을 하던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해경 확인 결과 이 상괭이는 몸길이 약 165㎝, 둘레 약 100㎝로, 암수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부패가 심한 상태였다. 다만 불법 포획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얼굴 모양이 사람이 웃는 것처럼 생겼다고 해서 '웃는 돌고래'라고도 불리는 상괭이는 우리나라 남·서해안에 주로 서식한다. 상괭이는 개체 수 감소로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의 보호종, 우리나라에서는 보호 대상 해양생물로 지정돼 포획이나 사냥 시 처벌받는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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