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버팀목 격인 반도체 수출 증가에도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내수 부진이 지속되는 등 경제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다고 정부가 진단했다. 최근 물가 둔화 흐름이 다소 주춤해진 데 대해선 고물가를 주도하는 농산물 가격 안정에 총력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기획재정부는 12일 발표한 '4월 경제동향(그린북)'에서 "한국 경제는 생산과 수출 중심의 경기 회복 흐름과 높은 수준의 고용률이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재화소비 둔화, 건설 선행지표 부진 등 경제 부문별로 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3.1% 증가한 565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36%)를 비롯해 선박(102%), 컴퓨터(25%), 이차전지(23%), 디스플레이(16%), 바이오헬스(10%), 무선통신기기(6%) 등 15대 주요 수출품목 중 7개 품목의 수출이 모두 증가했다.
문제는 침체된 소비다. 고물가·고금리 장기화에 발목 잡힌 소비가 회복 모멘텀을 찾지 못하면서 경기 회복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지난달 재화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3.1% 줄었고 서비스업 생산도 0.7% 늘어나는 데 그쳤다. 고가의 가전제품 등이 속한 내구재 소매판매는 3.2% 줄었다. 길어진 고물가에 실질소득이 줄어드는 현상이 이어지면서 소비 여력이 제한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00.7로 전월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 CSI는 지난해 11월 97.3에서 올해 2월 101.9까지 올랐으나, 이달 들어 반락했다. 농산물 가격 고공행진 등으로 체감물가가 오른 영향이 컸다.
올해는 물가상승률이 하향 안정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지만 이마저도 과일 등 일부 먹거리 물가 급등세로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3.1% 올랐다. 기재부는 "물가 둔화 흐름이 다소 주춤해지고 있다"면서 "조속한 물가안정 기조 안착에 총력 대응하는 가운데, 민생·내수 취약부문 온기 확산 등 균형 잡힌 회복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차관회의 겸 물가관계차관회의에 참석, 물가 동향에 대해 발언 하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김병환 기재부 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8차 비상경제차관회의 겸 제17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하며 물가와 국제유가·농산물가격 등 불안요인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이달 중 배추 170톤을 매일 방출하고 양파 저율관세수입 5000톤, 대파 할당관세 3000톤을 차질없이 공급하는 한편, 전통시장 농할상품권을 4월에 총 400억원 규모로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변동성이 커진 국제유가 영향으로 유류비 급등 우려가 커진 데 대해선 "석유가격 편승 인상과 농수산물 유통 과정상의 가격 담합 등을 방지하기 위해 범부처 현장점검 및 실태조사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1월 경제정책방향에서 발표한 '인구감소지역 부활 3종 프로젝트'와 관련해 세컨드 홈 활성화를 위한 세제특례 요건과 소규모 관광단지 조성 계획, 지역특화형 비자 확대 등은 구체적 실행방안을 내주 비상경제장관회의를 통해 확정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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