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가 살아나면서 우리나라의 2월 경상수지가 10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글로벌 IT(정보통신) 업황 개선으로 반도체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경상수지 흑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국제수지(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68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월 기록한 30억5000만달러보다 흑자규모가 늘었다. 경상수지 흑자는 작년 5월 이후 10개월 연속 이어지는 중이다. 흑자 규모도 2월 기준 역대 3번째로 높았다.
경상수지 흑자는 수출이 견인했다. 2월 수출은 521억60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 가량 증가했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 수출이 전년 대비 63% 급증하면서 전체적인 수출 개선세를 이끌었다.
전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실적에서도 이같은 반도체 업황 개선을 엿볼수 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31.2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전일 밝혔다. 이는 삼성전자의 작년 연간 영업이익(6조5700억원)보다도 많다.
매출은 71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1.37% 증가했다. 이번 실적은 증권가 전망치를 20% 이상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인데 반도체가 이를 견인했다는 평가다. 이날 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7000억∼1조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2022년 4분기 이후 5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반도체가 경상수지 흑자를 지속적으로 견인하고 있다"며 "AI(인공지능)와 데이터센터 등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서버와 모바일, PC 등 반도체 전방산업의 개선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황 호조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분기 D램 ASP는 전 분기 대비 최대 20% 상승한 데 이어 2분기에는 3∼8% 오를 전망이다. 낸드도 1분기 23∼28% 오른 데 이어 2분기에는 13∼18%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AI 반도체로 쓰이는 HBM(고대역폭 메모리) 수요 증가도 반도체 수출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생성형 AI 서비스 확대에 힘입어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신경망처리장치(NPU) 출하량이 급증하면서 HBM 시장은 2026년까지 고속 성장이 예상된다.
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4년 2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 사진 왼쪽부터 김태호 한은 국제수지팀 과장, 송재창 금융통계부장, 문혜정 국제수지팀장, 안용비 국제수지팀 과장(사진제공 : 한국은행)
2월 수입은 455억5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2.2% 줄었다.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면서 원자재를 중심으로 감소세가 이어졌다. 2월 원자재 수입은 전년 대비 19.1% 줄었다. 가스가 -48.6%, 화공품 -23.2%, 석탄 -17.5%, 석유제품 -15.1% 등 주요 품목 대부분의 수입이 줄었다. 정보통신기기(-31.4%)를 중심으로 자본재 수입도 5.3% 줄었고, 승용차 -19.7%, 곡물 -17.2% 등 소비재 수입도 6.6% 축소됐다.
수출은 증가하고 수입은 줄면서 2월 상품수지 흑자규모는 66억1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전월 기록한 42억4000만달러 대비해서도 흑자폭이 확대됐다. 수출 개선으로 경상수지 흑자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송 부장은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인해 경상수지 흑자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국제유가 상승은 원자재 수입가격을 올려 경상수지 흑자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송 부장은 "최근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시차를 두고 원유도입단가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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