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모가지를 걸고 말씀드립니다. 바로 사세요!’
인스타그램 피드에 유명인 얼굴과 자극적인 문구가 포함된 ‘허위 광고’ 수십 개가 올라왔다. 보는 족족 ‘신고’를 눌렀는데, 이틀 후 ‘광고가 삭제되지 않았다’는 메시지가 왔다.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글로벌 테크기업 메타는 “담당 팀에서 검토한 결과 ○○○님의 광고가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위반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알려왔다. 분명 유명인의 얼굴과 이름이 도용된 ‘허위 광고’가 맞는데, 결정이 잘못됐다고 생각해 ‘재검토’를 요청했더니 ‘위반 항목이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다른 사칭광고도 마찬가지였다. 신고해도 삭제되지 않는 허점이 여실히 눈에 띄었다.
최근 허위 광고에 이름과 얼굴을 도용당한 방송인 홍진경은 “사기 광고에 속아 돈을 보내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메타나 구글 등 플랫폼 자체의 기술력이 강화돼 사기 광고를 발 빠르게 탐지하고 차단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사용자 스스로 조심해달라”고 거듭 말했다.
유명인 피해자들 다수는 “플랫폼에 올라온 사칭 광고는 유독 사라지지 않는다”고 토로하고 있다. 다른 플랫폼은 적극적인 대처로 사칭 광고가 거의 사라졌지만, 메타 플랫폼에서는 여전히 사칭 광고가 줄지 않았다는 것이다. 피싱범들과 인공지능(AI)이 이름을 바꿔가며 광고를 생성하는 탓에 지워도 사라지지 않는다고 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는 지난해 광고수익만 약 1310억달러(약 176조3568억원)인 거대 기업이다. 메타는 광고 규정에서 ‘사기 또는 스캠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오해의 소지가 있거나 거짓 정보를 제공하는 금융 상품 및 서비스 홍보를 ‘기만적 콘텐츠’로 규정하고 이를 위반한 광고주에 제한 조처를 내린다고도 했다. 허위 계정을 사용해 광고를 올린 경우 계정 삭제나 접근 제한 조치도 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에 위반되지 않으면 광고는 삭제되지 않았다. 메타는 광고가 게재되기 전 ‘자동화 도구’를 활용한 광고 검토 시스템으로 사전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 역시 원활하게 작동하고 있지 않았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현재로선 사칭 사기가 발생할 경우 피해를 본 개인이 나서 구제 방법을 찾는 수 밖에 없다. 온라인상 저작권 소유자나 사칭을 당한 유명인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다 해도, 해외 플랫폼 사업자인 메타와 공조가 쉽지 않다. 기관별 전담팀을 꾸리는 동시에 국제 공조 등 중장기적 대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유명인 사칭 광고가 빠르게 늘고 있는 해외에서도 메타의 소극적인 대응이 문제가 되고 있다. 265억 달러(약 34조1500억원) 재산을 보유해 호주 최고 부자로 꼽히는 자원개발기업 핸콕의 지나 라인하트 회장은 직접 메타 최고경영자(CEO) 저커버그에게 편지를 보내 사칭 광고 대응을 호소한 바 있다. 호주 기업인 앤드루 포레스트는 자신을 사칭한 광고가 퍼지도록 페이스북이 방관했다며 메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메타 측은 "모니터링 인력과 기술에 지속해서 투자하고 있다"고 밝히며, 조만간 유명인 사칭 피싱 방지 캠페인을 시작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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