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먹으면 더 비싸"…日 서민음식 규동에 '심야요금' 도입

서민음식 대표 주자 규동
체인점, 인건비 상승 못 견뎌
밤 10시~새벽 5시 요금 인상

일본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서민 음식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규동이 인건비 상승 여파로 가격인상 중심에 섰다. 24시간 영업하는 규동 체인점에서 심야 가격을 올려받는 할증제도를 실시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것. 일부 패밀리레스토랑만 적용해온 심야 할증제도를 대규모 규동 체인이 처음으로 시도하면서 서민 음식 최후의 보루마저 물가 상승에 무너졌다는 부정적 전망이 나온다.


스키야의 규동.[사진출처=스키야]

스키야의 규동.[사진출처=스키야]


4일 TBS 등 일본 언론은 유명 규동 체인 스키야가 2년 만의 가격 인상을 단행함과 동시에 심야 요금을 도입한다는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스키야는 한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도 '늦은 시간까지 영업하는 저렴한 일본 식당', '3대 규동 체인'으로 이름을 알려온 곳이다.

24시간 영업을 하는 스키야는 앞으로 저녁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의 주문에 대해 심야 요금 7%를 추가하기로 했다. 2년 이상 가격을 동결했던 400엔(3550원)짜리 규동 보통 사이즈는 가격을 430엔(3860원)으로 올린다. 심야에 주문할 경우 460엔(4082원)을 내야 한다. 스키야는 규동 체인 중 처음으로 심야 요금제를 도입하는 곳이 됐다. 미국 빅맥지수처럼 일본에서는 서민 물가 상승 체감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음식이 규동이었기 때문에 이번 심야 요금제 도입이 서민들에게 주는 충격은 크다.


심야요금제 도입을 선언한 스키야의 간판.[사진출처=스키야]

심야요금제 도입을 선언한 스키야의 간판.[사진출처=스키야]


원래 심야 요금은 주로 아르바이트생과 종업원 수가 많은 패밀리레스토랑이 도입했던 제도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심야 노동 임금은 평소보다 25%를 더 줘야 하기 때문에, 식당이 심야 영업으로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추가 요금을 책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반면 규동 체인의 경우 식권 판매기가 있거나 적은 수의 종업원으로도 점포 운영이 가능해 굳이 이러한 제도 없이도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었다. 스키야 측은 이번 심야 요금제 도입과 관련해 "인건비와 원재료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TBS는 "일본 최저 임금이 10년간 250엔(2218원) 가까이 올랐고, 지난해는 처음으로 1000엔(8875원)을 넘어 1004엔(8910원)이 됐다"고 설명했다. 도쿄 도심의 경우는 더 비싼데, 스키야의 신주쿠미나미점 아르바이트생 심야 시급은 1688엔(1만4980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뉴 가격 인상과 함께 오후 10시부터 익일 오전 5시에는 심야 요금이 붙는다는 것을 알리는 스키야의 공지.[사진출처=스키야]

메뉴 가격 인상과 함께 오후 10시부터 익일 오전 5시에는 심야 요금이 붙는다는 것을 알리는 스키야의 공지.[사진출처=스키야]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서민 음식 상징성이 훼손돼 결국 영업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주장과 오히려 도입하지 않은 곳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맞서고 있다.


나리타 료지 식당 경영 컨설턴트는 "규동 판매점의 경우 패밀리 레스토랑과 비교하면 심야시간 이용률이 높다"며 "규동 체인이 심야 요금을 적용하면 매상이 증가하는 장점 보다 심야 요금으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비싸다는 인식을 줘 '서민 음식' 이미지가 붕괴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스키야의 심야요금제 도입과 관련해 앵커와 패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출처=TBS]

스키야의 심야요금제 도입과 관련해 앵커와 패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출처=TBS]


반면 일본 식당 소개 잡지 '월간식당'의 도리야마 시게유키 편집장은 "인건비는 앞으로 전반적으로 상승하게 될 것"이라며 "스키야는 소비자가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가격 인상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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