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국회 연설을 마치고 나오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신발을 투척해 재판에 넘겨졌던 시민활동가 정창옥씨(63)가 2019년 12월 경기 안산시의회의 출입제한 조치에도 건물에 진입한 행위를 건조물침입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정씨의 건조물침입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시민활동가 정창옥씨.
재판부는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출입 제지에도 불구하고 방호 요원들을 밀치며 안산시의회 청사에 들어간 것은 관리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해 물리력을 행사해 건조물에 출입한 것"이라며 "사실상 평온상태가 침해됐다고 볼 수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안산시 관련 추모시설인 ‘4·16 생명안전공원’ 건립을 반대하는 시민단체인 화랑지킴이 시민행동 공동대표였던 정씨는 2019년 12월 방호 요원들을 밀치며 안산시의회에 들어가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한 달 전 시의회 본회의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출입제한 조치를 받은 상태였다.
이밖에 본회의에 참석해 안산시장에게 신발을 벗어 던지며 소란을 피우거나 의장의 퇴장 명령에 응하지 않은 공무집행방해·퇴거불응 혐의도 받았다.
1심 법원은 정씨의 혐의를 전부 유죄로 인정해 벌금 9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 법원은 건조물침입 혐의는 무죄로 판단을 뒤집고 벌금 600만원으로 형을 줄였다.
2심 재판부는 일반인의 출입이 자유로운 시의회 청사에 들어가려 단순히 실랑이를 벌인 것만으로 건조물침입죄를 적용해 처벌할 수 없다고 봤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2019년 11월 26일 안산시의회 본회의 당시 회의 진행을 방해하고 퇴거 요구에 정당한 이유 없이 불응했다. 또 피고인이 소속된 단체의 회원은 위 회의장에서 피고인이 퇴장한 이후 인화물질을 몸에 뒤집어쓰고 불을 붙이려다 미수에 그쳤다. 안산시의회는 위 사건 이후인 2019년 11월 27일경부터 청사 출입통제를 실시해 민원인들로 하여금 1층 정문 현관을 통해 출입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2019년 12월 3일 안산시의회 1층 정문 현관 앞에서 안산시의회 의장으로부터 지시를 받은 방호요원들로부터 출입제지를 당하자 방호요원들을 밀치면서 안산시의회 청사 로비로 들어갔다"라며 "이는 관리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해 물리력을 행사해 건조물에 출입한 경우로서 출입 당시 객관적·외형적으로 드러난 행위태양을 기준으로 보더라도 사실상 평온상태가 침해됐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그런데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했다"라며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건조물침입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앞서 정씨는 2020년 7월 16일 제21대 국회 개원 연설을 마치고 국회의사당을 나서던 문 전 대통령을 향해 신발을 던진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은 정씨가 광화문광장 집회에서 경찰관을 폭행하고, 세월호 유족들을 모욕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한 반면, 정씨의 신발 투척 행위와 관련된 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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