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소매치기입니다"…파리 10대들, 이색 길거리 퍼포먼스

소매치기 따라다니며 알려…SNS서 인기
"경찰 일 대신해" vs "인민재판" 갑론을박

파리 10대 소년들의 소매치기 경고방식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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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은 지난해 여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시작된 소매치기 경고 영상이 파리에서도 점차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7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라온 소매치기 경고 영상은 4300회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큰 관심을 끌었다.

영상을 보면 이 청소년들은 '소매치기'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관광객에게 설문지를 건네던 여성을 둘러쌌다. 이 여성은 낙담한 듯 발걸음을 옮겼고, 주변에 있던 그의 '동료'도 함께 자리를 떠났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청소년들은 이 소매치기 2인조가 거리를 떠나 지하철 안에 자리를 잡고 앉을 때까지 집요하게 따라가며 "소매치기가 여기 있으니 조심하라"고 사람들에게 외친다. 소매치기를 따라다니면서 촬영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소매치기의 존재를 알려 피해를 보지 않게 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소매치기를 따라다니며 소매치기라고 알리는 영상이 이탈리아에 이어 프랑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미지출처=틱톡 캡처]

소매치기를 따라다니며 소매치기라고 알리는 영상이 이탈리아에 이어 프랑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미지출처=틱톡 캡처]


파리 시내의 소매치기 영상을 제작한 알렉스(가명)는 "온·오프라인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는 걸 금방 알 수 있다"며 "관광객에게 경각심을 주기 때문에 유용하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올해 16세인 알렉스와 그의 친구는 그동안 약 15개의 소매치기 경고 영상을 SNS에 올려왔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이런 영상은 '괴롭힘'이나 '협박' 콘텐츠에 해당해 차단되지만, 이들은 콘텐츠 제작을 멈출 생각이 없다고 전했다.


알렉스는 "우린 사람들을 돕고 있기 때문에 이 일이 자랑스럽다"며 "때론 소매치기를 한 시간 넘게 따라다니며 궁지에 몰기도 하지만 그들은 마땅히 받아야 할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매치기가 주로 노리는 장소는 트로카데로 광장이나 루브르 박물관, 퐁데자르"라며 "여성 소매치기는 청원서를 나눠주며 관광객의 주의를 분산시킨 뒤 주머니를 터는 수법을 쓰고 남자는 주로 속임수 게임을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알렉스는 일부 동영상의 경우 플랫폼에서 삭제당하기 전 누적 조회 수가 160만 회를 넘긴 것도 있다고 말했다. 한 시간 만에 조회 수가 5만을 넘기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소매치기 적발 동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경찰이나 파리시가 해야 할 일을 일반 시민이 하고 있다"며 대체로 응원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소매치기라도 당사자의 동의 없이 얼굴을 SNS에 공개하는 건 초상권 침해이자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다. 또 이런 유형의 콘텐츠가 유행하는 흐름을 지적하는 댓글도 있다. 한 누리꾼은 이 행동이 "인민재판의 시작"이라고 꼬집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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