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흑인들과 함께 환히 웃고 있는 사진이 대거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이 사진들은 대부분 가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이미지로, 흑인·히스패닉 등 유색인종 유권자들에게 어필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영국 BBC 방송은 최근 미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가짜 AI 이미지 주의보가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BBC는 AI가 만든 이미지의 한 사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흑인들과 어깨동무를 한 채 미소 짓고 있는 한 사진을 게재했다. 해당 사진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진 AI 이미지 [이미지출처=BBC 캡처]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공화당 양당에서 후보 경선 중인 미국은 최근 AI 이미지로 몸살을 앓고 있다. 상대 후보를 비방하기 위해 후보자가 경찰차에 실려 가는 이미지를 합성하는가 하면, 호감을 주기 위해 가짜 상황을 연출하기도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흑인, 히스패닉 등 소수인종 유권자들에게서 인기가 저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유권자들은 '흑인들과 어울리는 트럼프' 이미지를 만들어 유포하는 것으로 보인다.
관련 이미지를 공유한 미국 보수 성향 라디오 진행자 마크 케이는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사진을 찍은 게 아니다"면서도 "도널드 트럼프는 모든 아프리카계 미국인 유권자들과 함께 파티에 참석했다. 그들이 얼마나 트럼프를 사랑하는지 보라"고 했다.
또 그는 BBC에 "이 이미지를 프로파간다에 이용하려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AI 이미지가 투표 결과에 영향을 준다면 그건 개인 문제가 아닌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지난해 엑스(X)에 올라온 AI 이미지. [이미지출처=엑스]
과거에는 반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표적으로 삼은 가짜 이미지가 돌기도 했다. 지난해 3월 엘리엇 히긴스라는 한 시민기자는 AI를 이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체포되는 이미지를 만들어 유포했다. 이미지는 단 1일 만에 417만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당시 이미지를 접한 국내외 누리꾼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 해외 누리꾼은 "진짜인 줄 알고 놀랐다"며 "AI 이미지가 이것보다 더 정교해지면 워터마크 표시를 의무화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우려는 점차 현실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년 전 AI 생성 이미지와 현재 만들어진 이미지를 비교하면, 인체나 얼굴 재현도, 색감, 빛의 표현 등 현실성이 이전보다 훨씬 개선된 게 확연히 드러난다.
이와 관련, 미 정치 매체 '더 힐'은 "AI의 발전은 곧 AI가 정치에서 어떻게 사용될 것인지에 대한 우려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