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민주주의 기반 새 통일관 추진…尹 "3·1운동, 통일로 완결"(종합2보)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에 자유주의 비전 누락
외교독립운동 언급 "모든 선구적 노력 결과"
한일관계, 자유 등 가치 공유 파트너
대통령실 "이달 한일정상회담 없어"

윤석열 정부가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담은 새 통일 비전을 만든다. 1994년 공식화한 '민족공동체 통일방안' 30주년에 맞아 새로운 통일관을 제시하겠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윤 대통령이 1일 3·1절 기념사에서 기미독립선언의 뿌리를 자유주의로 규정하고 자유를 기반으로 한 국제사회와의 협력과 북한 주민의 자유를 강조하는 등 '자유'로 관통한 것도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새로운 통일관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정부의 통일관, 통일 비전을 보다 구체화하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지금까지 우리 정부의 공식 통일 방안으로 자리 잡은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에는 지금 우리가 지향하는 자유주의적 철학 비전이 누락돼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1994년 나온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은 화해·협력, 남북 연합, 통일국가 완성이란 기계적 3단계 통일방안"이라며 "현재는 윤석열 정부의 '담대한 구상'과 민족공동체 통일 방안이 병행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분단된 남북이 각각 다른 체제를 선택해 70여년이 흐른 결과 자유민주주의가 더 우위에 있음이 입증됐고, 북한 주민의 자유와 번영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유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통일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尹, 3·1절 기념식서 통일 첫 언급…대통령실 "분단 70여년, 남북 체제 무엇이 옳은지 확연"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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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 3·1절 기념사에서는 통일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에서 "3·1운동은 모두가 자유와 풍요를 누리는 통일로 비로소 완결되는 것"이라며 "이제 우리는 모든 국민이 주인인 자유로운 통일 한반도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의 통일 노력이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이 되고 등불이 돼야 한다"며 "정부는 북한 주민들을 향한 도움의 손길을 거두지 않을 것이며,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정부는 이에 대한 일환으로 올해부터 7월14일을 '북한 이탈 주민의 날'로 제정한 바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분단 상황 속에 남과 북이 서로 극과 극으로 서로 다른 결과를 야기한 것도 모든 사람이 무엇이 옳고, 무엇을 원하는 것인지를 확연히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尹, 올해 3·1절 기념식 '자유' 강조…"기미독립선언 뿌리 자유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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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관통하는 주제는 '자유'였다. 3·1 운동이 대한의 주권을 회복하기 위한 운동이자 자유를 위한 비폭력 투쟁이며, 이러한 신념이 한국을 글로벌 중추국가로 발전시켰다는 취지에서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 초반 기미독립선언서의 '우리 민족이 영원히 자유롭게 발전하려는 것이며, 인류가 양심에 따라 만들어 가는 세계 변화의 큰 흐름에 발맞추려는 것이다'라는 구절을 인용해 "기미독립선언의 뿌리에는 당시 세계사의 큰 흐름인 자유주의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선열들이 흘린 피가 땅을 적셔 자유의 싹을 틔우면, 후손들이 자유와 풍요의 나라에서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다고 믿었다"며 "또한 3·1운동은 어느 역사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미래지향적 독립 투쟁이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3·1운동이 왕정의 복원이 아닌, 남녀노소 구분 없이 자유를 누리는 새로운 나라를 꿈꿨다"며 "그리고 선열들의 믿음과 소망은 그대로 이루어졌다"고 경의를 표했다.


이어 "그 어떤 시련도 자유와 번영을 향한 우리의 도전을 막을 수는 없었다. 자본도 자원도 없었던 나라, 전쟁으로 폐허가 된 땅에 고속도로를 내고, 원전을 짓고, 산업을 일으켰다"며 "끼니조차 잇기 어려웠던 시절에도 미래를 바라보며 과학기술과 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저는 수많은 역경과 도전을 극복해 온 우리 국민들의 위대한 여정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거듭 존경심을 드러냈다.


'외교독립운동'·'산업화'…이승만·박정희 업적 강조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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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던 무장독립운동 뿐만 아니라 외교, 교육·문화 분야에서 전개된 독립운동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앞서 고속도로·원자력발전소 건설 등 중공업을 부흥시킨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의 산업화 업적을 설명했다면, 이름을 거론하지 않은 체 미국에서 한국의 독립을 위해 외교전을 펼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업적을 간접적으로 띄운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3·1운동을 기점으로 국내외에서 여러 형태의 독립운동이 펼쳐졌다"며 "모든 독립운동의 가치가 합당한 평가를 받아야 하고, 그 역사가 대대손손 올바르게 전해져야 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국주의 패망 이후, 우리의 독립을 보장받을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모든 선구적 노력의 결과"라며 "독립운동가들의 피와 땀이 모여, 조국의 독립을 이뤄내고 대한민국의 토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어느 누구도 역사를 독점할 수 없으며, 온 국민과 더 나아가 우리 후손들이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에 긍지와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며 "저와 정부는, 독립과 건국, 국가의 부흥에 이르기까지 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이 올바르게 기억되도록 힘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과거 무장항일운동의 위대함을 강조해 온 진보 진영을 저격한 발언으로도 해석된다.


다만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일본 제국주의 패망 이후에 우리가 자동적으로 독립을 보장받게 된 것이 아니라 그러한 역량이 노력이 축적된 결과로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을 뽑힐 수 있었고, 그러한 선구적 노력이 모인 결과로 지금의 대한민국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 분 대통령의 결단을 시사하는 것인데. 굳이 연설에 특정한 지도자 이름을 거명할 필요는 없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尹, 한일관계 자유 등 가치 공유 파트너로 규정…3월 정상회담은 없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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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공통의 가치로 하는 만큼 한일 관계도 미래 지향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기미독립선언서는 일본을 향해 우리의 독립이 양국 모두 잘 사는 길이며, 이해와 공감을 토대로 새 세상을 열어가자고 요구했다"며 "한일 양국은 아픈 과거를 딛고 '새 세상'을 향해 함께 나아가고 있다"고 양국 관계 정상화를 강조했다.


북한의 도발에 맞선 안보협력, 산업·금융·기술 등 경제협력, 활발한 민간 교류 등 한일 관계 정상화가 이뤄진 만큼 신뢰를 쌓고, 역사가 남긴 과제를 함께 풀어간다면 양국 관계가 더 밝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할 수 있다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특히 "자유, 인권, 법치의 가치를 공유하며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고,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하는 파트너가 됐다"며 "내년 한일 수교 정상화 60주년을 계기로 보다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양국 관계로 한 단계 도약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달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작년에 12년 만에 한일 정상회담이 재개됐고, 1년 만에 7차례 왕성한 한일 정상 외교를 했다. 정치적 조건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지 서로 편한 시기에 한일 지도자가 오고 간다는 게 셔틀외교의 정신"이라며 "3월 중에는 한일 정상회담이 추진되는 게 없고, 정상회담 계획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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