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테크 메타(Meta)를 진두지휘하는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29일 윤석열 대통령을 비공개로 접견하고 2박3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무리한다. 그는 이날 오후 또 다른 주요 파트너국인 인도로 출국한다.
LG전자가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글로벌 빅테크 메타(Meta)를 만나 XR(확장현실) 사업의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전략적 논의를 했다. (사진 왼쪽부터) 이날 회의에 참석한 조주완 LG전자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권봉석 (주)LG COO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그는 지난 27일 우리나라에 입국해 분초를 다투는 일정을 소화했다. 주요 인사들과의 연쇄 회동이 이뤄진 지난 28일에는 여의도, 역삼동, 한남동을 차를 타고 숨가쁘게 움직였다. 저커버그는 이번 방한에서 메타가 개발한 차세대 언어모델(LLM) ‘라마’의 활용도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전해진다. 시즌2까지 출시된 라마의 활용 현황을 현장 관계자들을 통해 확인하고 개발이 진행 중인 시즌3가 격변하고 있는 인공지능(AI) 관련 시장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을 구상하고 논의한 것이다.
저커버그가 방한 중 LG전자를 가장 먼저 찾은 데는 이른 시일 내에 결과물을 내놓겠단 예고 혹은 의지, 자신감이란 분석이 나온다. 저커버그는 전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조주완 LG전자 CEO(대표이사) 등과 함께 오찬으로 비빔밥, 국수 등을 먹으면서 약 1시간30분 동안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전 세계에 깔린 5억대 이상의 LG전자 디바이스에 라마3 AI를 탑재하자고 의견을 모으는 등 대화가 상당히 구체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웹OS 탑재 스마트TV와 XR 헤드셋에 라마3 AI가 접목돼 내년에는 애플 ‘비전프로’에 맞서는 ‘LG-메타’ XR 기기를 상용화기로 청사진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저커버그는 확장현실(XR)과 AI 기술이 결합된 전자기기들이 우리 생활의 변화를 주도할 것이란 견해를 가진 상황에서 이를 구체화할 협력 파트너로 LG전자를 점찍었다고도 볼 수 있는 만남이었다.
이어 저커버그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센터필드에 있는 메타코리아에서 국내 AI·XR 스타트업 대표, 개발자들을 만났는데, 당시 자리에 참석한 관게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저커버그는 이 만남에서 우리나라에서 라마2가 잘 사용되고 있는지를 집중해서 확인했다.
1시간 가량의 면담 후 저커버그는 삼성의 영빈관인 승지원을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식사를 했다. 식사자리는 약 2시간20분 정도 진행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저커버그와 이 회장은 메타가 추진하고 있는 자체 AI 칩 개발 등 AI 시장에서의 협업 가능성을 폭넓게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외신들에 따르면 메타는 엔비디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체 개발한 AI 칩을 연내 데이터센터에 탑재하려 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자체 설계한 1세대 AI 칩 2종을 공개하며 대만 TSMC 7나노 공정에 생산을 맡겼다. 메타가 차세대 AI 칩 개발을 확대할 경우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도 잠재적인 고객사가 될 수도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27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하고 있다. 10년 만에 방한하는 저커버그 CEO는 1박 2일의 체류 기간 동안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하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조주완 LG전자 CEO 등과 만나 AI 반도체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저커버그는 기술 개발과 기업 운영에 정부의 협조가 꼭 필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CEO로 업계에서 통한다. 저커버그는 주요 파트너국을 방문할 때 해당 국가의 정부 관계자들을 꼭 만나왔다. 2013년 방한 당시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만난 바 있다.
지난 27일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고 이날 윤 대통령을 만나는 목적 역시 AI 기술에 대한 정부의 과감한 투자 지원과 규제 개선 등을 건의하는 데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에 대한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 세액공제를 확대키로 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과 저커버그가 미래 기술에 대한 투자와 협력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최근 AI와 관련해 개인정보 침해와 같은 위험요소가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서 메타의 기술 안정성에 대한 확신을 주는 자리가 될 것으로도 보인다. 앞서 우리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무단으로 사용자 정보를 수집해 광고에 활용한 혐의로 2022년 9월 메타에 과징금 308억원을 부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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