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바이러스 연구하다 유출?…"질병청 BL3에선 안심"

국내 첫 '생물안전 3등급 실습 교육시설' 개소
실제 시설·장비 완벽 재현
바이오 종사자 역량 강화 기대

"고위험병원체를 취급할 때 유해 물질을 완벽하게 차단하지 않으면, 외부는 순식간에 오염에 노출됩니다. 내부에서 발생한 어떠한 오염물질도 절대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막는 게 '생물안전 3등급(Biosafety Level3·BL3)' 연구시설의 핵심이죠."


감염병 유출을 막기 위한 일반인 출입통제 구역, BL3. 이곳을 완벽하게 재현해 신종 감염병에 대응할 연구 인력들의 안전예방 훈련을 돕는 곳이 있다. 바로 28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관리청 국가병원체자원은행 3층에 문을 연 국내 유일의 'BL3 실습 교육시설'이다. 신행섭 질병청 의료안전예방국 생물안전 평가과장은 "BL3 내부는 상시 음압을 유지해 실험 중에 발생하는 감염성 에어로졸이 밖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공기를 빨아들이고, 시설에 출입하는 자는 전신 보호복과 N95 마스크를 써 물리적으로 최대한 밀폐한다"고 설명했다.

28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국가병원체자원은행 3층에 문을 연 국내 유일의 'BL3 실습 교육 시설'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습이 진행됐다. 이날 참가자들은 오염물질에 닿지 않도록 빈틈없이 몸을 가렸지만, 탈의 후 오염도를 확인하기 위해 형광물질을 손에 묻혀보니 곳곳에서 묻어났다. [사진제공=질병관리청]

28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국가병원체자원은행 3층에 문을 연 국내 유일의 'BL3 실습 교육 시설'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습이 진행됐다. 이날 참가자들은 오염물질에 닿지 않도록 빈틈없이 몸을 가렸지만, 탈의 후 오염도를 확인하기 위해 형광물질을 손에 묻혀보니 곳곳에서 묻어났다. [사진제공=질병관리청]

28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국가병원체자원은행 3층에 문을 연 국내 유일의 'BL3 실습 교육 시설'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습이 진행됐다.[사진제공=질병관리청]

28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국가병원체자원은행 3층에 문을 연 국내 유일의 'BL3 실습 교육 시설'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습이 진행됐다.[사진제공=질병관리청]

감염병 유출을 막기 위한 일반인 출입통제 구역, BL3 시설을 그대로 재현해 신종 감염병에 대응할 연구 인력들의 안전예방 훈련을 돕는 국내 유일의 'BL3 실습 교육시설'.[사진제공=질병관리청]

감염병 유출을 막기 위한 일반인 출입통제 구역, BL3 시설을 그대로 재현해 신종 감염병에 대응할 연구 인력들의 안전예방 훈련을 돕는 국내 유일의 'BL3 실습 교육시설'.[사진제공=질병관리청]


고위험병원체 관련 연구 및 백신·치료제 개발 실험은 '생물 안전 연구시설'에서 할 수 있는데, 병원체의 위험성·치료 가능성 등에 따라 1~4등급으로 나뉜다. 이 중 3등급인 BL3 시설에서는 원숭이두창,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탄저균 등 인체 위해성이 높은 감염성 물질을 다룬다. 평균 건립비 18억원(50평 기준), 유지보수에 최소 연간 9000만원이 드는 특수밀폐 시설로, 작년 기준으로 전국에 92개소가 있다. 올해는 100개소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비용 부담 등의 이유로 생물 안전 연구시설이 없는 개인이나 민간사업자도 사용 계약을 통해 생물안전 연구시설을 쓸 수 있다. 질병청은 지난 코로나19 때 BL3를 보유한 기관과 협력해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한 BL3 민간연계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셀트리온, 제넥신 등 총 43건의 BL3 연구시설 공동 활용을 지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이곳에서 일할 인력들이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감염병 등을 연구할 수 있을지 현장에서 실습할 기회가 없는 점은 아쉬움으로 꼽혔다.


약재 혹은 백신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동물실험을 하다 주사 바늘에 연구자가 찔리는 상황을 가정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사진제공=질병관리청]

약재 혹은 백신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동물실험을 하다 주사 바늘에 연구자가 찔리는 상황을 가정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사진제공=질병관리청]


질병청이 이번에 문을 연 BL3 실습 교육시설은 시설 관리자·사용자·유지보수 관계자를 양성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으로, 실제 BL3 시설에 있는 특수 밀폐 실험실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었다. 시료를 배합하다 쏟는 등의 사고가 발생할 경우 바이러스나 세균 등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대처하는 방법 등에 대한 교육이 이뤄졌다.


이날 현장에선 약재 혹은 백신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동물실험을 하다 주사 바늘에 연구자가 찔리는 상황을 가정한 교육도 진행됐다. 동물 실험에선 바늘 찔림이나 물림 사고가 종종 발생하는데 이때 당황해서 안전작업대에서 곧바로 손을 빼버리면 바이러스가 외부로 유출된다. 질병청 관계자는 "이 경우엔 2인 1조로 실험에 참여한 다른 연구자가 재빨리 유선상으로 사고 발생 경위를 보고하고 정상 퇴실 절차를 거쳐 퇴실한 후 진료받도록 한다"고 말했다.

BL3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보호복을 꼼꼼히 착용하는 일이다. 장갑은 속장갑과 겉장갑을 착용해 실험 중 오염에 대비하고, 부츠와 전동식호흡보호구(PAPR)를 이용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최대한 노출을 가리는 게 핵심이다. 오염물질에 닿지 않도록 빈틈없이 가렸다고 해도, 탈의 후 오염도를 확인하기 위해 형광물질을 손에 묻혀 보면 곳곳에서 형광물질이 묻어났다. 실험실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다뤘다면 그대로 바이러스가 외부로 유출되는 순간이다.

실습 참여자들이 BL3 연구실에 들어가기 전 장갑과 보호복을 입고 있다. [사진제공=질병관리청]

실습 참여자들이 BL3 연구실에 들어가기 전 장갑과 보호복을 입고 있다. [사진제공=질병관리청]


질병청은 BL3 실습 교육시설이 감염병 백신·치료제 등의 개발을 위한 연구역량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국내 최초로 개소하는 이번 실습 교육시설이 넥스트 팬데믹에 대비한 백신, 치료제 개발과 관련해 바이오 산업계 종사자의 생물안전 분야 역량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에도 생물안전과 관련된 각종 정책을 개발하고 관련 규제를 완화해 감염병 연구를 촉진하겠다"고 말했다.





오송=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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