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2대 총선에 적용할 선거구 획정안이 불공정하다고 비판하면서도, 국민의힘이 과감한 수정안을 가져오지 않으면 원안대로 처리하겠다며 '최후통첩'을 날렸다.
홍 원내대표는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선거구가 확정되지 않아 국민께 큰 혼란을 드리고 있다"며 "민주당은 원칙도 없고 편파적이며, 인구소멸 지역에 대한 배려도 없는, 여당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했던 획정안을 개선하려 노력했지만, 국민의힘은 그동안 협상에 매우 비협조적이었다"고 비판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그는 "선관위에서 제출한 획정안은 여당에 매우 편파적인 안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이라며 "의석 규모의 지역 간 형평성 문제도 크다. 인구가 330만명인 부산은 18석인 반면, 인구가 298만명으로 비슷한 규모인 인천은 13석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당은 획정안이 매우 부당하지만, 눈앞에 닥친 총선을 무산시킬 수 없다는 점에서 불리함을 감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무책임하게 선거구를 위헌 사태로 몰아가는 여당과 달리 솔로몬 재판의 어머니 같은 입장으로 정한 것"이라고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선거구획정위는 지역구 의석수를 서울·전북에서 1석씩 줄이고, 경기·인천에서 1석씩 늘리는 획정안을 지난 연말 국회에 통보했다. 국민의힘은 해당 획정안을 존중하자는 입장을 낸 반면, 민주당은 전북 의석수가 줄어드는 데 대한 불만이 컸다. '호남 텃밭' 자리가 줄어드는 것에 대한 유불리를 고려한 것이다.
여야는 오는 29일 예정된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획정안을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해왔지만,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에 민주당은 지난 23일 '원안대로 처리하자'며 입장을 바꿨는데, 여당 측에서 앞서 여야가 잠정 합의했던 '서울·경기·강원·전남 등 4개 지역에 대한 특례안'을 반영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홍 원내대표는 일련의 상황을 거론하며 "획정위가 제시한 획정안에 대해 국민의힘은 특정 정당에 유리한 안이 아니라며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었다"며 "원안대로 처리하자고 하니, 이제 와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정안을 과감하게 제시하든지, 아니면 획정위 원안을 받든지, 두 가지 중 하나로 입장을 정해오라"며 "자칫 29일 본회의에서 획정안이 통과되지 못해 국회의원 총선거가 정상적으로 실시되지 못하면 전적으로 정부·여당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임오경 원내대편인은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선 여야가 조금씩 양보해서 29일 본회의에 안건으로 올릴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며 "28일까지 계속해서 여당과 함께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오는 29일 본회의엔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쌍특검법' 재표결도 안건으로 오를 전망이다. 여당 입장에선 낙천에 따른 이탈표를 우려할 수밖에 없는 만큼 민주당이 이를 선거구 획정안 협상에서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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