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매판매가 지난달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철 쇼핑 시즌이 끝나고, 미 전역에 강추위가 지속되면서 소비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15일(현지시간) 미 상무부에 따르면 1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8% 줄어든 7003억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망치(-0.3%)보다 더 가파른 속도로 소비가 둔화됐다. 통상 1월에는 계절적 요인으로 소매판매가 줄어들지만, 올해는 감소폭이 더 컸다.
소매판매 지표는 미국 실물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버팀목으로 종합적인 경기 흐름을 판단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지난달 소매판매 감소는 지금까지 견조한 미 경제 성장을 뒷받침해 온 가계 지출이 악화할 위험이 있음을 시사한다.
지난해 11월과 12월 소매판매 증가폭도 하향 조정됐다. 증가율은 11월에는 전월 대비 0.3%에서 0%로, 12월은 0.6%에서 0.4%로 하향 조정됐다. 이는 소비지출을 포함한 경제가 이전 지표에서 발표된 것만큼 강력하지 않을 수 있다는 신호로 여겨진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해 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2%로 이전 상무부 발표치(3.3%)보다 0.1%포인트 낮을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 1분기 GDP 전망은 종전 2.9%에서 2.5%로 하향했다.
소매판매 13개 항목 중 9개 분야에서 감소세를 나타냈다. 건축자재·정원관리에서 소비가 4.1% 줄었고, 자동차·차 부품에서도 1.7% 감소했다.
미국의 산업생산도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월 산업생산은 지난해 12월 대비 0.1% 줄었고, 산업생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은 전월 대비 0.5% 감소했다.
시장은 1월 소매판매 지표를 주시하며 연방준비제도(Fed)의 향후 금리 경로를 가늠하고자 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소비는 빠르게 둔화하는 등 주요 지표가 엇갈리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의 불씨가 아직 꺼지지 않았다는 기대감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다만 소매판매가 감소한 것은 한 달에 불과해 미 경제가 식어가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여기에 이날 발표된 고용지표도 여전히 견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2월4~10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한 주 전보다 8000건 줄어든 21만2000건으로 집계됐다. 전문가 예상치(21만9000건)를 밑도는 수준이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미국 이코노미스트인 마이클 피어스는 "올해 소비지출은 견고한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실질 가처분 소득은 괜찮은 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주택 가격 및 주식 시장 상승으로 부가 늘어난 만큼 가계 저축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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