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집결한 중소기업인 4000명…"중처법 준비 시간 달라"(종합)

14일 오후 수원메쎄서 결의대회 개최
"중소 제조·건설업체 80% 이상 준비 못해"

중소기업인 4000여명이 14일 한 자리에 모여 국회를 향해 50인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토로하며 유예의 절실함을 강조했다.


14일 오후 경기 수원메쎄에서 50인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촉구 결의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제공=중소기업중앙회]

14일 오후 경기 수원메쎄에서 50인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촉구 결의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제공=중소기업중앙회]



중소건설단체와 중소기업단체협의회 등 14개 단체는 이날 경기 수원메쎄에서 50인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법 유예를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14개 단체에는 중소기업중앙회, 대한전문건설협회,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벤처기업협회 등이 포함됐다.

수원역에 위치한 거대한 전시장 수원메쎄가 중소기업인 4000명으로 빼곡하게 채워졌다.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물든 현수막에는 ‘중대재해처벌 유예법안 즉각 처리하라’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중소기업인들 손에는 ‘고용 있어야 노동 있고 기업 살아야 근로자 산다’, ‘해도해도 너무한다 민생외면 각성하라’ 등이 쓰인 플래카드가 쥐어져 있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중소 제조·건설업체의 80% 이상이 중대재해법을 준비하지 못했고, 소상공인들은 자신들이 법 적용 대상인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영세 건설사는 사장이 형사처벌을 받으면 폐업 위기에 몰리고,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들은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감옥에 갈 위험을 안고 사업하느니 폐업을 하겠다고 말한다”며 “중대재해법은 처벌보다 예방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2년만 법 적용을 유예하면 더 이상의 추가 연장은 요구하지 않겠다는 약속까지 했다”며 “국회는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법 2년 유예법안을 조속히 처리해달라”고 강조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14일 오후 경기 수원메쎄에서 진행된 50인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촉구 결의대회에 참석해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14일 오후 경기 수원메쎄에서 진행된 50인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촉구 결의대회에 참석해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중소기업중앙회]



윤학수 전문건설협회장은 “영세 중소기업의 사업주와 소상공인들은 근로자와 다를 바 없다“며 “법이 우리를 사업주로 규정해놓았을 뿐 우리 사업자들은 근로자 옆에서 함께 흙먼지를 마시며 같이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세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우리들은 함께 일하는 근로자의 생명과 안전을 어느 누구보다도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업계 현장애로 발표도 진행됐다. 발표자는 김선옥 삼부전력 대표, 남궁훈 엔서브 대표, 김도경 탑엔지니어링 안전보건팀장, 정동민 베델건설 대표, 오효석 두산지게차 경기동부 판매 대표, 강구만 만서 대표 등이었다.


남궁훈 엔서브 대표는 “현장에서 땀 흘려야 할 소중한 시간에 절박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왔다”며 “어떤 대표가 가족과도 같은 직원들이 죽고 다치는 걸 원하겠는가, 어떤 직원이 대표자가 구속되길 원하겠는가”라고 외쳤다. 정동민 베델건설 대표는 얼굴이 벌게질 정도로 흥분한 목소리로 “중대재해법은 처벌에 급급해 만든 법”이라며 “중소건설업체는 인건비와 운영 자금 확보 부담에 더해 안전 관련 비용과 인력을 추가 투입해야 하는 현실에 매일 밤잠을 못 이루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구만 만서 대표는 “중대재해법으로 가족과도 같은 근로자들의 미래가 더욱 불안해지는 건 아닌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며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중대재해법을 없애달라는 것도 아니고, 준비할 시간을 좀 더 달라는 것이 무리한 요구인가”라고 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중대재해법 유예 응답이 더 높게 나왔다”며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중대재해법 유예 법안을 오는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반드시 통과시켜 달라”고 촉구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수원=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