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릴레이로 이어질 수 있는 전공의 '개별 사직서 제출'에 제동을 걸었다. 최근 대전성모병원 인턴이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공개 사직 의사를 밝히면서, 전공의 '개별 사직'이 확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자 이를 미연에 차단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보건복지부는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항의의 표시로 이를 사전에 동료들과 상의해 진행하는 것이라면, 개별성을 띤다고 해도 이는 '집단 사직서'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14일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전공의들이 법적 제재를 피하기 위해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내더라도 집단 사직서로 간주할 가능성이 있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는 "개별 사직서를 내는 사유 등이 통상적인 것을 벗어나고,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항의의 표시로 (제출하는 것이라면), 개별성을 띤다고 해도 사전에 (사직 여부를) 동료들과 상의하고 했다면 '집단 사직서'"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별 병원에서 사직서를 받을 때, 왜 사직서를 내는지 등을 상담 등을 통해 면밀히 파악하고 수용 가능한 개별적인 사유가 아닌 것에 대해서는 이미 내린 명령에 대해 유효한 조치들을 따라줘야 한다"면서 "각 병원에 대해서는 일일이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의대 증원에 반대해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퇴사하는 상황을 사전에 막기 위해 각 수련병원에 '집단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내렸다. 의료 파업에 대비해선 '업무개시명령 위반 시 의사면허 취소 검토' 등의 강경책도 내놨다. 일각에서 이에 반발해 단체행동 대신 개별 사직서 제출 움직임이 보이자, 이를 막기 위한 경고로 풀이된다.
지난 13일 대전성모병원에서 근무하는 홍재우 인턴은 '공공튜브 메디톡' 유튜브 채널에 '결의'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고 공개 사직 의사를 밝혔다. 그는 "개인적 사유로 사직하고 쉬기로 했다"면서 "의사에 대한 시각이 적개심과 분노로 가득한 현 상황에서 더 이상 의업을 이어가기 힘들다고 판단했고 잠시 내려놓으려 한다"고 했다. 그는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공식 입장이 아닌 개인의 입장이라고 강조하면서 "집단행동을 선동한다고 생각한다면 면허를 가져가도 좋다"며 의사면허 번호를 공개하기도 했다.
'개별 사직'임을 강조했지만, 홍 인턴 외에도 사직 의사가 있는 인턴들이 더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공의 개별 사직이 확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날 복지부는 중수본 브리핑에서 '젊은 의사'를 향한 설득과 호소에 공을 들였다.
박 차관은 "젊은 의사의 근무 여건을 반드시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료 개혁의 주요 목표는 젊은 의사들이 좀 더 나은 일터에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라면서 "합당한 보상을 받고 사법적 부담과 과도한 장시간 근무에서 벗어나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의 대화에도 적극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 차관은 "정부는 전임의, 전공의, 의대생 등 젊은 의사들과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을 마련하려고 한다"면서 "어떤 사안에 관해서도 토론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미 정부에서 발표한 정책에 대해 수정할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의견을 개진해 달라"며 "더 좋은 내용이라면 정부는 과감히 수용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차관은 일부 인사를 향해선 젊은 의사들을 부추겨 집단행동 등 투쟁에 나서게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는 "의사협회장 등 주요 직위를 역임한 일부 의사들이 투쟁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의료계의 얼굴이자 모범이 되어야 할 분들의 도가 넘는 발언 등으로 묵묵히 환자 곁을 지키는 대다수의 의사 명예를 실추시키고, 아직 배움의 과정에 있고 현장의 가장 열악한 조건에서 근무하고 있는 전공의에게 희생을 강요하거나, 이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행동을 멈춰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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