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코스피 상장사 '영풍제지' 주가조작 일당의 총책 이모씨(54)를 14일 구속기소했다. 현재까지 영풍제지 사태와 관련, 이씨를 포함해 총 16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이 파악한 부당이득은 6616억원에 달해, 단일 종목으로는 주가조작 범행 사상 최대 규모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하동우)는 이날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건의 총책 이씨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부당이득 규모는 지난해 영풍제지 사태 관련 첫 기소 당시 검찰이 제시했던 규모(2790억원)보다 두 배 이상 불어났다. 이번에 기소된 16명 중 총책 이씨를 비롯해 12명은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황우진 서울남부지검 인권보호관 겸 공보관이 14일 오전 서울남부지검에서 도피 중 검거된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중간 수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씨 일당은 2022년 10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총 330여개 증권계좌를 이용, 영풍제지 주식에 대한 가장·통정매매, 고가매수 등 22만7448회의 시세조종 주문을 통해 총 6616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기간 영풍제지 주식은 3484원에서 4만8400원으로 약 14배 치솟았다. 이들에 대한 수사가 알려진 지난해 10월18일부터 주가가 대폭락해 현재 2300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다만 검찰이 제시한 부당이득 6616억원에는 실현 수익뿐만 아니라 미실현 수익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약 13개월에 걸친 시세조종 과정에서 실현한 수익 대부분을 추가 범행을 위해 재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최종적으로 이씨 일당들에게 귀속된 이익 규모에 대해 검찰은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영풍제지 주가가 단기간에 비정상적으로 치솟았음에도 회사 대표를 비롯한 관계자들은 주가조작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검찰은 밝혔다. 하동우 합수부장은 관련 질문에 "영풍제지 대표나 임원 등 관계자들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수사 상황으로는 확인된 것이 없다"며 "추가 공범 여부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의 주범 이씨는 수사망이 조여오던 지난해 10월께 도피했으나 약 석 달 만인 지난달 26일 제주도 해상에서 베트남으로 밀항을 시도하다 체포됐다.
현재까지 검찰이 파악한 조직원 수는 이씨를 비롯해 총 20여명이다. 검찰은 수사 초기 도주해 종적을 감춘 조직원 수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 중이며, 해외로 도주한 조직원 1명에 대해서는 여권 무효화, 적색수배 조치를 진행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다른 공범들이 범행을 통해 취득한 부당이득에 대해서도 끝까지 추적해 철저히 박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씨의 도주를 도와 범인도피 혐의로 구속기소된 법무법인 대표변호사와 영풍제지 주가조작에 가담한 나머지 공범들은 이미 재판을 받고 있다. 이들은 법정에서 대부분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이씨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올해 1월부터 시행된 개정 자본시장법에 도입된 형벌감면 신청 제도를 활용해 자발적으로 신고하거나 관련 증거를 제출하는 등 수사·재판 절차에서 협조하는 경우 감경 구형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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