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내서 빚 갚는 '돌려막기'…다중채무자 역대 최다

3곳 이상 대출 받은 다중채무자 450만명
소득 대부분 빚 상환에 쓰는 한계차주도 26%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가 지난해 기준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금융 취약계층의 증가는 결국 경기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지적이다.


12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다중채무자 가계대출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3분기 말 국내 가계대출 다중채무자는 450만명으로 확인됐다.

이 수치는 한은이 자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해 도출한 결과로, 450만명은 직전 분기(2023년 2분기 448명)보다 2만명 늘어난 역대 최다 기록이다. 다중채무자가 전체 가계대출 차주(1983만명)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22.7%로 사상 최대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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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고금리에 가장 취약한 만큼 한은·금융당국의 집중 감시·관리 대상이다. 실제로 다중채무자의 평균 연체율도 상승 중으로, 지난해 3분기 말 1.5%로 추산된다. 이는 2019년 3분기(1.5%)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다중채무자의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58.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DSR은 차주(대출받는 사람)의 전체 금융부채 원리금 부담이 소득 대비 차지하는 비중을 가늠하는 지표다. 차주가 1년 동안 갚아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즉, DSR이 58.4%에 달한다는 것은 소득의 약 60%를 원리금 상환에 쓰고 있다는 뜻이다.

통상적으로 DSR이 70%를 넘으면 ‘한계차주’로 분류한다. 최소생계비를 제외한 소득 대부분을 원리금 상환에 써야 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이미 다중채무자의 26.2%(118만명)는 DSR이 70%를 넘었고, 14.2%(64만명)는 100%를 웃돌았다.


한은은 지난해 말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취약 부문의 대출 건전성이 저하되고 있다”며 “DSR이 높은 차주가 늘어나면 이는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고 장기적으로 가계소비를 제약해 경제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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