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경제 살린 '기적의 비만약' 신드롬…없어서 못 팔자 공장 사들였다

'없어서 못 파는' 비만 치료제
답답한 노보노디스크, 생산력 확충

15%에 달하는 체중 감량 효과를 선보여 '기적의 비만약'으로 불리는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의 수요가 폭증하면서 일어난 공급난에 대해 노보노디스크가 초강수를 빼 들었다. 그간 위탁생산(CMO)을 맡겨온 기업을 직접 사들여 생산력 확충에 나섰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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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 노디스크의 지주사인 노보홀딩스는 총액 165억달러(약 22조원)에 글로벌 CMO 기업인 캐털란트를 인수한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주당 인수가격 63.5달러에 노보홀딩스가 캐털란트의 모든 발행 주식을 매수하는 방식이다. 이는 직전 거래일인 지난 2일(현지시간) 캐털란트 주식의 종가인 주당 54.51달러 대비 16.5%의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이다. 올해 말 합병이 마무리되면 캐털란트는 상장 폐지된다.

이번 인수를 통해 노보노디스크는 그간 골칫거리였던 비만 치료제 생산력 부족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노보노디스크는 우선 벨기에 브뤼셀, 미국 인디애나주 블루밍턴, 이탈리아 아나니 3곳의 생산 공장을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직접 인수할 예정이다. 이들 공장은 현재 비만 치료제를 생산하기 위한 마지막 과정인 '충전-마감(fill&finish)' 공정이 진행되고 있는 곳들이다. 캐털란트도 최근까지 생산 속도를 높이기 위한 생산력 확충에 박차를 가해왔다.


노보 노디스크는 '위고비', 그리고 앞서 출시됐던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티드)' 등 비만 치료제를 통해 최근 급격한 성장을 이뤄왔다. 이들 약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유사체로, 당초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당을 강하시키는 효능을 이용해 제2형 당뇨병 치료제인 '오젬픽', '빅토자'로 먼저 개발된 약이다. 하지만 개발 과정에서 GLP-1의 식욕 억제 효과가 확인되면서 비만으로 영역을 넓혔다. GLP-1은 이에 더해 심혈관 질환 예방약과 제1형 당뇨병, 간 질환, 치매 치료제까지 영역이 확장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의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 [사진제공=노보 노디스크]

노보 노디스크의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 [사진제공=노보 노디스크]

자연스레 인기가 폭증했다. 위고비는 지난해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34%나 성장한 96억4800만덴마크크로네(약 1조855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1분기 45억6300만덴마크크로네, 2분기 75억1800만덴마크크로네에 이어 계속해서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노보노디스크는 유럽 주식시장 시가총액 1위에 올랐고, 덴마크 경제 전반을 활성화하는 국가 경제적 효과까지 불러왔다.

하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세계적 품절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같은 성분을 쓰는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까지도 공급 부족이 발생했다. 이에 영국 등에서는 제2형 당뇨병 환자가 아닌 환자에게는 오젬픽 처방을 중단하고, 새로운 환자에 대해서도 처방을 하지 말라는 명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노보노디스크는 지난해 11월 최소 580억덴마크크로네(약 11조원)를 투입해 덴마크 칼룬보르와 프랑스 샤르트르 생산 공장의 대규모 확장 계획을 밝히는 등 생산력 확보에 매진해 왔다. 이번 캐털란트 인수는 아예 기존의 CMO를 직접 인수해 생산력 확충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카심 쿠타이 노보홀딩스 대표는 "캐털란트의 직원과 고객 등 이해관계자가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할 수 있게 지원하게 돼 기대가 크다"며 "캐털란트 팀과 협력해 회사의 잠재력을 최대한 실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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